올초부터 유독 자녀들의 이슈 때문에 공인들의 해명과 사과 커뮤니케이션이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받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에 따라 ‘수신제가(修身齊家)가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의 기본이라는 공자의 말씀도 새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주에는 영화배우 차승원 친부 논란이 화제가 되고 있는데 개인적으론 미디어로 접하는 차승원씨의 메시지를 통해 아버지의 입장에서 그간 아버지로서 살아온 시간과 애환에 대해 많은 걱정과 공감을 했습니다.
오늘은 여러 불미스런 이슈와 관련되어 공인이자 아버지인 당사자들이 공식적으로 커뮤니케이션했던 메시지를 근거로 몇가지 인사이트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그 대상은 국내 공인으로(이하 직업 및 존칭 생략) 차승원, 남경필, 정몽준이며 해외 공인은 성룡을 선택해 모두 4명의 메시지를 샘플로 삼았습니다. 해당 커뮤니케이션은 미디어나 SNS 등으로 표현된 메시지들이며 출처가 명확한 메시지만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그리고 시점은 해당 이슈가 발생하거나 공개된 직후의 커뮤니케이션만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진정성과 같은 다소 감성적인 요소는 판단 기준에서 최소화했습니다.
● 차승원 아들 미성년자 폭행 혐의 이슈
배우 차승원이기 이전에 훌륭하지 못한 아버지로서 먼저 가슴 깊이 사죄드립니다. 모든 진위 여부를 떠나 현재의 논란이 된 아들을 둔 아버지로서 도의적 책임을 느끼며 통탄하고 슬픈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출처 : 2013년 8월 3일(일) 차승원 미투데이
● 차승원 친부논란 이슈
“차승원은 22년 전 결혼 당시 부인과 이혼한 전남편 사이에 태어난 세 살배기 아들도 함께 한 가족이 됐다. 차승원은 노아를 마음으로 낳은 자신의 아들이라 굳게 믿고 있으며 지금도 그때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출처 : 2014년 10월 6일 YG엔터테인먼트 보도자료
● 성룡 아들 마약 혐의 체포 이슈
“먼저 관심을 가져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합니다. 아들 방조명이 이런 일을 벌여 매우 분노했고 경악했습니다! 공인으로서 정말 창피하고, 아버지로서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방조명의 어머니는 훨씬 더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방조명의 일을 교훈을 삼아 마약의 위험에서 멀어지길 희망합니다. 계속해서, 이제 아들 방조명에게 말한다. 잘못을 했으니 결과를 부담해야 한다. 너의 아버지로서, 너와 함께 미래의 길을 대면하고자 한다. 아들을 잘못 가르쳤으니 책임을 지겠습니다. 방조명을 대신해 사회에 깊이 허리 숙여 사과 드립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출처 : 2014년 8월 20일(수) 성룡 홈페이지
● 남경필 아들 군대 가혹행위 이슈
“저는 잘못을 저지른 아들을 대신해 회초리를 맞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피해를 입은 병사와 가족 분들,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군에 아들을 보낸 아버지로서 모든 것은 아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의 잘못입니다. 군에서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 아들은 조사 결과에 따라 법으로 정해진 대로 응당한 처벌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올바르게 처벌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아버지로서 저도 같이 벌을 받는 마음으로 반성하고 뉘우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이번 문제로 피해를 입은 병사와 가족분들, 그리고 국민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출처 : 2014년 8월 17일(일) 남경필 페이스북
● 정몽준 아들 미개인 발언 이슈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립니다. 제 막내아들의 철없는 짓에 아버지로서 죄송하기 그지없습니다. 저희 아이도 반성하고 근신하고 있지만 이 모든 것이 아이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의 불찰입니다. 이번 일로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출처 : 2014년 4월 21일(월) 정몽준 홈페이지
1. 아버지의 포지션으로
“배우 차승원이기 이전에 훌륭하지 못한 아버지로서…” (차승원)
“너의 아버지로서…” (성룡)
“군에 아들을 보낸 아버지로서…” (남경필)
“제 막내아들의 철없는 짓에 아버지로서…” (정몽준)
첫번째 공통적인 특징은 아들의 불미스런 이슈인 경우 공인의 포지션이 아닌 사인의 포지션, 즉 모두 아버지의 입장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대중의 분노에 같은 아버지로서, 아버지의 마음으로 함께 공감한다는 느낌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남경필의 경우 페이스북 사과문이 3번에 걸쳐 수정이 되는데 최초 2번의 경우에는 ‘사회지도층의 한 사람으로서’, ‘공직자의 한 사람으로서’라고 표현했다가 마지막에 급히 아버지 포지션으로 수정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모든 사람들은 사회에서 여러 역할에 따라 다양한 자리와 지위를 갖게 됩니다. 이슈가 발생했을 때 어떤 입장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느냐에 따라 대중들의 반응이 달라질 수 있으며 특히 불미스런 사적 이슈의 경우 대중들이 충분히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입장을 고수한다면 그들의 이해와 공감, 동정의 폭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2. 연대 책임과 반성
“도의적 책임을 느끼며…” (차승원)
“책임을 지겠습니다…” (성룡)
“못한 저의 잘못입니다…” (남경필)
“저의 불찰입니다…” (정몽준)
두번째 공통적인 특징은 아버지의 입장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했기에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밖에 없는 책임과 반성의 포인트입니다. 대부분 실제 해당 이슈의 당사자인 자녀들이 직접 책임과 반성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없고 특히 자녀들이 직접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들이 오히려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법률적 책임이 아닌 아버지라는 보호자로서의 도의적 책임과 자책을 통해 대중과의 공감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3. 커뮤니케이션 타이밍
차승원의 아들 미성년자 폭행 이슈의 경우는 2013년 8월 2일 언론 보도 이후 2013년 8월 3일 미투데이 사과까지 하루가 소요되었으며 남경필 아들 군대 가혹 행위 이슈의 경우도 2014년 8월 16일(토) 보도 이후 8월 17(일)일 페북 사과문과 8월 17일(일) 기자회견까지 하루가 소요되었습니다. 성룡 아들 마약 혐의 체포 이슈의 경우는 2014년 8월 14일(목) 아들 방조명이 현지 공안에게 체포된 후 8월 17일(일) 커뮤니티등을 통해 소식이 확산되다 8월 18일(월) 언론에 공개되었으며 8월 20일(수) 성룡 홈페이지와 8월 21일(목) 성룡의 웨이보 채널을 통해 사과 커뮤니케이션이 진행되어 이슈가 공개된지 이틀만에 커뮤니케이션이 진행되었습니다. 정몽준 아들 미개인 발언 이슈의 경우는 2014년 4월 18일(금) 아들의 페이스북 미개인 발언 이후 4월 21일(월) 공식 홈페이지 사과와 4월 21일(월) 기자회견이 진행되어 3일만에 커뮤니케이션이 진행되었습니다.
이슈가 다르고 정치인과 연예인 그리고 이슈를 사전에 인지했는지 하지 못했는지, 마지막으로 일반적인 상황과 정치적인 상황(선거 전후)을 단순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해명이나 사과의 커뮤니케이션 타이밍은 1일에서 3일내 진행되었으며 타이밍이 좀 지체된 경우는 명확한 사실 관계 확인이 길어졌거나 주말과 연결되어 여론 동향을 좀 더 파악하기 위함이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남경필의 일요일 페북 커뮤니케이션과 기자회견 타이밍은 상당히 전격적인 판단이었다고 생각됩니다. 항상 루머나 민감한 사적 이슈일 수록 최초 커뮤니케이션 타이밍이 늦어지면 늦어질 수록 정보 공백 상황에서 자의적 해석과 루머가 확산될 수 있으므로 빠른 입장표명이 상대적으로 더 좋은 결과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4. 커뮤니케이션 채널
차승원의 아들 미성년자 폭행 이슈의 경우는 미투데이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이 진행되었고 차승원 친부 논란 이슈의 경우는 기획사의 보도자료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이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성룡 아들 마약 혐의 체포 이슈는 홈페이지와 웨이보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이 진행되었고 남경필 아들 군대 가혹 행위 이슈는 페이스북과 기자회견, 정몽준 아들 페이스북 미개인 발언 이슈는 홈페이지와 기자회견을 통해 커뮤니케이션이 진행되었습니다.
여기서 확인할 수 있듯이 최근 SNS를 통한 공인들의 입장 표명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사적 이슈의 경우는 더 활발히 활용되고 있는 경향입니다. 이는 메시지 확산의 타이밍과 범위를 우리가 어느 정도 관리할 수 있으며 메시지를 우리가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보여집니다. 기자회견의 경우는 보통 여러 급박한 상황이나 정치적 이슈가 있을 때 미디어를 통한 폭발적 확산이 필요하다 판단될 때 선택됩니다. 차승원의 친부 논란 이슈의 경우는 직접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고 제3자인 소속사 보도자료를 통해 좀더 조심스럽게 관리하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5. 개인의 과거와 평판이 위기 관리의 자산
이번 차승원의 친부 논란 이슈의 경우 소속사의 커뮤니케이션과 여러 보도를 통해 그간 차승원의 과거를 대중들이 알게 되었고 그에 따른 이해과 공감이 차승원의 이미지에 상당히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누구나 결정하기 힘든 일과 그것을 일관되고 유지했다는 점이 한 사람에 대한 감동을 만들고 있다고 봅니다. 또한 성룡의 경우도 누구보다 공익 활동에 앞장서온 스타인 만큼 성룡을 향한 네티즌의 응원이 수십만개의 댓글을 통해 표출되었고 국내외 언론들 또한 ‘177자에 담긴 진심’이라는 표현으로 성룡을 옹호했습니다.
이렇듯 다소 원론적인 이야기이지만 차승원과 성룡의 사례는 개인의 평판과 과거 살아온 길이 갑작스런 이슈 발생 시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버팀목임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6. 성룡의 사적 화법
성룡만의 커뮤니케이션 특징입니다. 보시면 다른 사례의 경우 공공 화법(대중 화법)만을 사용하고 있는데 성룡의 경우에는 “이제 아들 방조명에게 말한다. 잘못을 했으니 결과를 부담해야 한다. 너의 아버지로서, 너와 함께 미래의 길을 대면하고자 한다.”라는 문장을 통해 개인간 화법(사적 화법)을 함께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슈에 따라, 상황에 따라, 화자에 따라 이런 화법이 때론 ‘진정성을 표현’하는데 용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청소년들이 방조명의 일을 교훈을 삼아 마약의 위험에서 멀어지길 희망합니다.”라는 문장에서 본인 아들의 이슈를 사회적 이슈로까지 확대하고 있는데 이 부분은 대중들의 긍정적 평판이 상당히 확보된 인물이 아니라면 시도하기 힘든 부분입니다만 오히려 사적 이슈를 사회적 이슈로 승화시키는 것이 전략적인 선택이 될 때도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참고 기사]
차승원, 아들 성폭행 피소사건 심경고백 “아버지로서 책임 통감”
‘차노아 친부논란’ 차승원, 공식입장 발표…“선택 후회하지 않는다”
성룡, 사과문 게재 “아들 잘못 가르쳤으니 책임 지겠다”
성룡,아들 방조명의 마약흡입에 “아버지로서 책임느낀다” 사과
남경필, 아들 폭행 사건 사과…왜 페이스북 선택했나?
정몽준 아들 “국민 미개하다” 발언 파문…정몽준 “아버지로서 사과”
[관련 글]
박봄 금지약품 이슈에 대한 YG엔터테인먼트 초기 대응의 3가지 포인트
[소셜미디어 위기관리] SNS는 사적인 공간인가? 공적인 공간인가? #1 SNS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이해
[소셜미디어 위기관리] SNS는 사적인 공간인가? 공적인 공간인가? #2 SNS 커뮤니케이션의 유형
※ 이 글은 총 142회 조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