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정직하라! 투명하라! 알고도 못하는 이유?-대한항공 사례

 

대형 기업 위기가 발생하면 사전 실패 요인과 사후 성공의 요인을 종종 “정직하라, 투명하라”에서 찾습니다. 물론 그것이 위기 관리의 실패와 성공을 가르는 아주 중요한 포인트임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성당, 절, 교회에서 신부님이나 스님이나 목사님이 개개인들에게 강제하는 말씀처럼 교조적인 성격의 말로만 그치면 안됩니다. 기업의 위기 관리는 개인을 넘어 그룹과 조직의 이슈이기 때문입니다.

정직을 기반으로 한 진정성, 투명성이 위기 관리의 핵심이라면 오히려 위기 관리는 너무너무 쉽습니다. 그리고 그 진정성과 투명성이 말로만 하는 글로만 쓰는 것이라면 그것 또한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기업 위기 관리 행태가 법을 어기고 도덕과 윤리를 훼손하면서 선택한 것이라면 지탄받고 처벌 받아야 마땅합니다. 하지만 집단 의사 결정 과정에서 다수의 의견이 혹은 집단 의사 결정과 반한 TOP의 의견이 복합적인 논리와 장·단기적 결과 예측에 따라 기업의 어떤 핵심 가치를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을 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경우 위기 관리는 이해 관계가 아주 복잡해지고 상당히 힘들어집니다.

기업의 위기 관리는 개인과 조직의 ‘책임’과 연결되어 있으며 그것은 기업의 ‘생존’과 함께 나 개인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그것이 외부에서 보면 어쩌면 어이없어 보이는 행동을 유발시키는 핵심 원인입니다. 대부분 기업도 살아야 하고 나도 살 수 있는 묘안이 필요한데 그 과정속에서 기업내 개인과 개인, 그룹과 그룹이 치열하게 부딪칩니다. 이때 대부분 기업 내부는 생존을 위해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움직이고 의사 결정이 진행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선택된 행동들은 당연히 실기했다 판단할 수 있지만 그러한 과정속에서 심각한 고민과 고뇌의 결과로 발현된 경우들도 상당부분 있습니다. (물론 생존을 위한 본능적인 행위들을 위기 관리를 망칩니다.)

혹자들은 해외 사례를 들어가며 국내 기업들의 의식 부재를 이야기 하지만 해외 글로벌 선진 기업이 한국에 들어오면 똑같은 한국 문화속에 한국 기업이 되어 나쁜 것 부터 먼저 배웁니다. 무조건 해외 기업은 선(善)이고 국내 기업은 악(惡)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도 부지기수 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기업이 정직할 수 있는(할 수 있도록)’, ‘투명할 수 있는(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핵심적인 대안으로 제시되어야 합니다. 시스템으로 강화되어야 할 내외부 문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가장 먼저 기업 내부 책임의 문제입니다.관리 소홀로 인해 위기를 초래했을 경우에는 응당 책임을 물어야 겠지만 위기 관리 과정속에서 콘트롤 할 수 없는 변수와 결과에 따라 무조건 책임을 물을 것이 아니라 위기 관리를 진행하는 개인들에 대해선 합리적인 면책 기준이 준비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위기 관리를 하는 개인들이 ‘본인들의 생존’이 담보된 상황에서 합리적이고 지혜롭게 위기 관리를 가능하게 하는 자신감의 근원이 되게 만들어야 합니다.

둘째, 기업 내외부의 감시와 감독 그리고 법과 원칙에 따른 정확한 조치의 문제입니다. 위기에 대해 기업이 정직과 투명성을 유지할 수 있는 외부 규제와 감시 기관 및 내부 기업의 감시와 처벌이 더욱 강화되어야 합니다. 무단 횡단 사고가 많은 도로는 안전한 신호등을 만들어 관리해야지 매번 반복되는 무단횡단 하지마라는 교조적 이야기가 개인과 조직을 변화시키지 못합니다. 그냥 무단횡단을 할 때 시간의 가치가 안전의 가치보다 더 크기 때문에 오히려 더 건너고 싶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사람은 생각보다 스마트하지 못합니다.

셋째, 현명한 사회적 압력의 문제입니다.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대중들의 사회적 압력이 기업을 변화시키 수 있을 만큼 강력해야 하고 현명해져야 합니다. 사실 대한항공을 보면 세계적으로 훌륭한 서비스의 항공사라는 것은 저 개인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부인하지 못합니다. 그것은 대한항공 전 구성원이 만들어 낸 자랑스런 성과입니다. 그래서 이번 사례는 오너 그룹이 국민들과 대중들에게 사과하기에 앞서 사실 대한항공을 이렇게 반석위에 올려놓고 훌륭한 서비스의 항공사로 만든 이번 이슈의 핵심 내부 이해관계자와 전 구성원들의 노고와 자존심에 사과를 해야 합니다. 이후 대중들의 사회적 압력은 감정적인 성토도 유희적인 놀이문화도 좋지만 이젠 대한항공의 구성원들이 더 훌륭한 항공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그들의 자신감과 자존감을 다시 살려낼 수 있도록 좀더 현명한 사회적 압력이 필요할 때가 왔다고 감히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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