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무주 아버지댁에 내려왔습니다.

 

30년 넘는 공직생활을 정년퇴직하고 낙향하신 아버지는 팔순이 넘은 노모를 모시며 무주에서 사과농사를 짓고 계십니다.  (2008년에 첫 수확을 했으니 올해에는 본 블로그를 통해 특별 판매를 진행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

왠 무주에서 사과?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수 있는데, 원래 무주는 산골이고 사과농사가 적합하지 않았으나 지구 온난화로 인해 대구 경북에서 잘 자라던 사과재배지가 북쪽으로 확장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실제 지구 온난화로 인한 여러 가지 변화는 농촌에서도 여러 사례를 통해 실감할 수 있습니다.

이곳의 정확한 지명은 전라북도 무주군 무풍면 덕지리 갈마 입니다. 현재는 10여세대가 모여 있는 아주 작은 산골 마을입니다. 전라북도에는 무.진.장 이라고 해서 무주, 진안, 장수를 일컫는 말이 있는데 이 “무진장”은 아직도 그렇게 발전되지 않은 오지 마을이 제법 있습니다. 지금은 도로포장도 제법 잘되어 있고 무주 리조트, 태권도 공원 등으로 인해 발전이 많이 되었지만 현재까지도 “무진장”이라고 하면 춥고 눈 많기로 둘째라면 서러워할 지역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마 공감 하실 듯 합니다.

오랜만에 조그만 구멍가게에 콜라를 사러 갔다가 코카콜라를 달라고 했더니
”코카콜라는 재고가 없고 펩시 콜라는 있는데… 콜라가 1년에 한번 납품되거든… 코카콜라 이제 올 때가 됐는디…”
라고 자연스럽게 이야기 해주는 사람들 속에 도시의 얄팍함(?)은 찾기 힘든 곳입니다.

올 설에는 폭설이 예상되어 금요일 오후에 출발하였더니 금요일 밤부터 지금까지 계속 눈이 내리네요.
눈 덮힌 시골 산골마을을 한번 감상해 보셔요~
(※아버지댁이 무주리조트와 약 20분 거리에 있는데 지인분들께 민박 제공을 해볼까 고민중입니다.
단 평균시속 120km 이상으로 달린다는 가정하에 20분 거리입니다….험험…아…죄송…)

마을 파노라마

↑ 집 위쪽에서 촬영한 마을 전경 파노라마 사진 (클릭하시면 확대해서 보실 수 있습니다.)
다니엘님 블로그(http://www.danielism.com/)의 파노라마 사진 만들기 게시물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직도 안방은 외부 아궁이와 내부 온돌로 구성된 최첨단 난방시스템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겨울 내내 따뜻하게 지내기 위한 나무 장작들 입니다. 불규칙적인 패턴이 이쁘네요.

눈이 지겹게 내리고 있습니다. 가끔 사진으로 본 독일의 조그만 산골 마을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험험 이장입니다~" 마을 방송으로 제설 작업을 독려하는 방송이 나오더군요. 작업하시는 아버지 모습입니다.

위성방송 없이는 TV시청이 불가능한 마을입니다.장독과 한옥 문,위성 안테나와 시대를 넘는 묘한 공존의 모습입니다.

도시에서 메주 말렸다간 큰일나겠지요? 정겨운 모습입니다.

강풍에 지겹도록 내리는 눈
강풍과 함께 눈이 내릴때면 에레베스트나 남극, 북극 탐험지의 베이스캠프 같은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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