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루머와 논란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타이밍 (박원순 시장 vs. 채선당 사례)

 

어제(2012년 2월 22일)는 요 근래 대중들의 이목을 끌었던 박원순 서울 시장의 아들 병역 논란과 채선당 특정 체인점의 임산부 폭행 논란에 대한 반전(?)이 있었습니다. 상세한 이슈의 개요는 생략하고 커뮤니케이션 개입의 타이밍과 개인적인 생각들을 정리해 봅니다. (채선당의 프랜차이즈 비즈니스 위기관리는 쉽지 않은, 참 어려운 부분입니다. 박원순 시장의 아들 병역 이슈 또한 개인적으로나 조직적으로 참 원만히 풀기 힘들었던 이슈입니다. 해당 기업과 관련자분들의 고뇌와 대응에 충분히 공감하며 개인적인 경험 상 비판이 아닌 제언임을 밝힙니다.)

이 두 논란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타이밍만을 보면 일반적인 사례에 비추어볼 때 채선당의 커뮤니케이션은 빨랐고 박원순 시장의 커뮤니케이션은 늦었습니다. 하지만 논란의 성격과 그 이면을 보면 채선당은 사실 확인에 대한 시간이 물리적으로 필요한 사안이었고 박원순 시장은 사실 확인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던 사안이라 보여집니다.

좀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채선당의 초기 커뮤니케이션 시점은 아주 빨랐으나 그 메시지가 정확한 상황파악 없이 즉각적인 guilty를 인정하고 해당 체인점의 패쇄와 당시 피해자였던 임산부에 피해 보상 등을 강력하게 개런티 했습니다. 하지만 5일만에 언론을 통해 직접 인정했던 사실관계를 뒤엎는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합니다. 결국 이러한 메시지 변경과 포지션 변경으로 인해 결론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의 타이밍만 빨랐을 뿐 소비자들의 혼란은 더 가중될 여지를 남겨두게 되었습니다.

박원순 시장은 처음부터 의혹제기에 대해 일관되게 무대응 원칙을 유지했습니다. 서두에서도 말씀 드렸지만 사실 확인에 대한 자신감과 더불어 아마 국민들의, 대중들의 상식을 믿고 나를, 우리를 믿어줄 것이라는 믿음 또한 있었을 것이라 추측해 봅니다. 더불어 대응 자체가 오히려 상대방과 판을 키울 것이란 판단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약 한 달간의 과정 속에 해당 이슈의 확산 형태에 따른 그 대응 과정을 보면 상황에 대한 내부 공유 시스템과 상황 인식에 대한 내부 혼란의 흔적들이 일부 보입니다. 결과론적으로 이렇게 허무(?)하게 결론이 날 수 있는 문제인데 커뮤니케이션 타이밍이 늦춰지면서 개인과 조직에 적잖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루머와 논란에 대한 공식적인 초기 커뮤니케이션의 타이밍은 빠르면 빠를 수록 좋습니다. 국민들과 대중들이 무대응 속에서 해당 이슈의 프레임을 만들어 나가기 전에 우리의 이슈 프레임을 만들고 상황을 전개해 나가는 것이 초기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라 생각합니다. 이후에 계속 전개될 메시지들 또한 우리의 프레임에서만 살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상황파악이 되지 못한 상태에서 성급한 개입은 언제나 또 다른 논란을 가져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상황 파악과 커뮤니케이션 개입의 갭을 줄이기 위한 기본 조건인 학습(준비와 연습)은 전제되어야 할 것입니다.)

……

도덕적이고 깨끗하다 자임하고 인정받는 사람들은 역설적으로 항상 그 자산 자체가 가장 큰 위기요소이자 약점이었습니다. 이는 역사적으로도 수 많은 사례에서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를 기업으로 빗대어 생각해 보면 깨끗하고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평판과 자산을 가진 기업은 그 평판과 자산자체가 그 기업에게 최대의 위기 요소입니다. 그래서 개인과 조직을 대중이 선택했던 이유가 특정 모티브가 주어지면 순식간에 버릴 수도 있는 이유임을 인지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그리고 요즘의 트렌드를 보면 이제 여론의 재판도 진실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법정증거주의의 논리를 채택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이는 그 만큼 사회적 불신이 여론을 지배한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하지만, 이러한 경향탓에 앞으로 비정상적인 진실공방의 이슈에 대한 대응에도 모두 실증적 증거로 답해야 한다면 사회적 혼란과 부담이 너무 큽니다. 그래서 결과적이지만 이번 채선당의 조금은 성급한 커뮤니케이션과 박원순 시장의 늦은 대응에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커뮤니케이션이 매번 반전드라마가 되면 국민이 힘들어집니다. 그럴 수록 여론은 더욱 변덕쟁이가 되어 갈 수 밖에 없습니다. 더 이상 대중들을 심각한 변덕쟁이로 만드는 일들이 줄어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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