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인식…

 

2000년대의 생활

1965년에 예상해본 2000년대, 즉 21세기 생활의 예상그림입니다. 그 당시 제가 태어나지도 않았지만 그나마 기억이 남아있기 시작한 80년대만 해도 이 그림과 같이 21세기에 대한 환상적인 기대와 영화 같은 꿈들은 대중들에게 공통적인 연상이미지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21세기가 되면 금방이라도 달나라에 수학여행, 신혼여행을 가고 백투더 퓨처의 마이클 J폭스가 타고 날아다니는 타이머신 자동차인 “드로이안”이 대중화되어 도로의 제약과 러시아워의 고통 없이 자유롭게 이동할 것이란 상상은 아직까지 실현 모호한 공상 영화 스토리로 남아 있습니다만, 그 외 많은 예상들은 적응하기 힘든 속도의 과학 기술 발전에 힘입어 지금의 청소년들에겐 이것이 과거 상상 속에서나 존재했었던 상황임을 모른채 일상이 되어 버린 것들이 많습니다. (※사실 달을 비롯한 우주여행이, 날아다니는 자동차가… 현 기술로 불가능 한 이야기가 아니라 시장성이 없다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할 수도 있겠습니다.)

인터넷의 역사
이 중 한 눈에 봐도 인터넷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생활의 변화들이 여기 저기 눈에 띕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듯 처음 인터넷은 지금의 wide하고 Fantastic한 모습이 아닌 1969년 9월에 미국에서 구축한 ‘ARPANET’이라는 군사목적의 네트워크였다는 것입니다. 대개 새롭게 개발된 여느 기술이나 발명처럼 어떤 필요를 미리 내다보고 발명된 것이 아니라 발명된 이후에 그 용도가 새로 발견되었던 것입니다.

처음 군사용으로 시작된 이 네트워크는 차츰 여러 대학 네트워크와 연결되고 이후 TCP/IP가 프로토콜로 채용되면서 본격적으로 기존 네트워크들이 다른 네트워크들과 연결되는 과정을 거쳐 지금도 규모를 짐작하기 힘든 인터넷(Internet)이란 공룡이 되었다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인터넷 환경이 된 연유에는 결정적으로 개인 컴퓨터인 PC가 보급된 것 외에 일반적으로 “웹”이라 부르는 그래픽 인터페이스(GUI)하에 하이퍼텍스트(Hypertext)를 이용한 인터넷 환경의 변화가 가장 핵심적입니다.

이 웹이라는 놈(?)으로 인해 전문가 위주의 인터넷 네트워크가 일반 사용자 위주의 네트워크로 변화하는 계기가 마련되었고 PC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상업적 활동들이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즉 인터넷은 최초 군사목적에서 연구와 교육 목적으로 변화한 후 웹의 등장으로 인해 20세기말에 상업적인 네트워크로 발전을 거듭하게 되었고 이로 말미암아 지금 우리가 웹을 활용한 마케팅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고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조금은 장황한 인터넷의 역사를 말씀 드리는 이유는 인터넷의 발전과 웹의 변화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현재 진행형이며 막상 몇 년 앞도 짐작하기 힘든 네버엔딩 스토리 (Never Ending Story)이기 때문입니다. 18세기 인류의 선배들은 정작 본인들이 생존하며 지내왔던 시간들을 후대에 『산업혁명』이란 혁명의 시대로 명명하여 후손들의 교과서에 기재될 것을 모르고 살아갔던 것처럼 지금이 50년, 100년 뒤에는 인터넷 혁명으로 기록될 시대임을 망각하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변화한 것일까?
저를 비롯한 많은 분들의 일상은 더욱 인터넷에 의존되어 가고 있습니다. 간혹 이유를 알 수 없이 인터넷이 안 되는 날이라도 생기면 뭘 해야 할지 당황해 할 정도로 말이죠. 인터넷이 술이라면 이건 명백한 알콜 중독일 겁니다. 하지만 빅뱅 이후 계속 확장되는 우주처럼 상상하는 것 보다 훨씬 광활하며 훨씬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인터넷 환경에 대해, 그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에 비해 그것을 이해하기 위한 개인과 기업의 노력과 투자는 아주 빈약한 것이 사실입니다.

인터넷 초창기엔 다양한 주제의 토론 그룹인 뉴스그룹(Newsgroups)이 있었고, 사설BBS, ketel, PC서브,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도 대변되는 PC통신 시절이 있었으며, 웹 환경으로 넘어온 이후 아이러브스쿨의 열풍으로, 프리챌의 등장으로 인터넷 커뮤니티의 가능성을 보았으나 영원할 것만 같았던 이들은 한낮의 신기루처럼 사라져 갔습니다. 이후 한국형 포털과 확산되는 인터넷 카페가 하나의 주류 문화로 바톤을 이어받으며 생존해 있는 상태에서 『개방, 참여, 공유』라는 철학을 표방하며 국민학교시절 책상위에 너와 나의 영역을 구분하는 금을 긋듯 이젠 web 2.0 사회로 구분되어 블로그 등으로 대표되는 소셜미디어가 대표주자 자리를 꿰차려 하고 있습니다.

실로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는 것처럼 근 10년 만에 시나브로 다가온 현실입니다.

사실 웹의 본질인 개인화(Personalization), 상호작용(Interaction), 의사소통(Communication)과 3C라고 불리 우는 인터넷 비즈니스의 핵심 요소인 Content, Commerce, Community의 원리는 내홍과 검증을 거쳐가며  큰 변화 없이 건재합니다. 과거 Virtual Space라고 불리던 것이 Blogosphere 라는 이름으로 통용되듯 단어만 바뀌었지 과거 개념과 유사하거나 그대로인 것들이 많습니다. 그럼 지금의 변화는 무엇의 변화일까요?

인터넷이란 하드웨어가 누구나 쉽게 일부 영역을 소유하고 확장시킬 수 있는 소유의 개념이 도입되었으며 효율적 공유를 위해 social이 형성되었습니다. 변화의 도화선은 기술 경쟁에 영역 경쟁 옮겨갔으며 검색 엔진의 발달로 인한 원하는 정보를 search하는 시대를 지나 RSS 도입으로 내가 원하는 분야의 새롭게 업데이트된 정보가 실시간으로 나에게 찾아오는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RSS가 블로그의 전유물인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웹 상 모든 컨텐츠 페이지가 가능합니다.)

사회적 연결과 정보 연결의 기술의 발달에 따라 앞으로 시멘틱 웹(Semantic Web)으로 대변되는 web3.0시대와 유비쿼터스 웹(Ubiquitous web)의 web 4.0 시대로의 변화 과정에 있으며, 이런 과정 중 지금 웹의 변화는 provider와 end user와 혹은 end user간의 인터페이스의 정의가 계속 변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새로운 환경의 변화는 언제나 뚝딱!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항상 연장선상인 것입니다.

변화는 생존의 문제
과거 하드웨어의 발달, 소프트웨어의 발전과 그것의 도입 여부는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 득과 실을 줄진 몰라도 인터넷과 웹의 발달로 급변하는 신 네트워크 환경은 새로운 인터페이스로 연결되고 커뮤니케이션하는 개념이어서  여기서 도태된다면 이것은 더 이상 생존할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고 살아간다야 문제는 달라지겠지만 아마도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탄생 200주년을 맞이하여 다시 많은 조명을 받고 있는 다윈(Darwin)의 유명한 ‘종(種)의 기원’에서는  “지구상에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종은 가장 힘센 종도, 가장 머리가 좋은 종도 아니고 환경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라고 했습니다. 이 말은 현대에 이르러 비단 생물체의 진화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빨리 인식하고, 변화에 적용하며, 이 변화를 주도하는 개인, 집단, 기업에 적용되는 이야기인 것입니다.

올해는 이 변화의 소용돌이에서 새로운 도전을 위한 작은 시도들이 많은 개인과 기업들에게 활발히 진행되기를 기대합니다.

The New Social Brandscape

금방입니다…

※ 블로고스피어를 돌아보면 가끔 PC통신시절 이름을 드높였던 분들이 변화를 주도하며 그 명성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음을 봅니다. 1세대들의 끊임없는 열정과 관심, 축척된 노하우 등을 지속적으로 전파해 주시어 블로고스피어 및 소셜미디어 전반에 긍정적 영향력을 행사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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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thoughts on “상황 인식…

    • 과거 인터넷이나 엑셀, 파워포인트도 모르고 얼렁뚱땅 회사에서 들어가서 배우는 그런 시대는 확실히 끝난 것 같습니다. 정보를 얼마나 가지고 있냐의 경쟁은 정보를 얼마나 빨리 search하냐의 개념으로 변화되었기 때문에 끙끙대며 정보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index만 머리에 있으면 되죠. 보다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를 교환하기 위한 relation이 중요하구요… 🙂 감사합니다.

  1. 대학 초년생 시절, 학부생들 모두가 모 통신을 한 달에 9,900원 주고 이용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원시적이고 답답한 통신을 어떻게 이용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실습실에 컴퓨터가 7대가 있었는데, 야한 사진(?)을 좋아하는 한 형님이 사진 하나를 다운받기 위해 실습실 문을 잠근 뒤 첫 번째 컴퓨터부터 일곱번째 컴퓨터까지 발품 팔아가며 사진을 보던 그 눈물겨움이란.. 그 분껜 한 장 한 장이 소중했었죠. 지금의 인터넷 환경에서 생각해 보면 그것도 하나의 추억거리가 됐습니다. 기술의 발달이 인간의 커뮤니케이션 욕구를 채워주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커뮤니케이션 욕구가 기술 발전을 리드한다고 할까요.. 재미있는 글 잘 봤습니다. 송이사님의 글을 언제봐도 fun.. fantastic..:)

    • 제가 처음 넷스케이프로 야후 접속후 검색했던 단어도 “응응응” 이였습니다.^^ 그때 검색 결과는 지금과 판이하게 달랐죠. 결과가 더 리얼하단 이야기입니다. ^^ 인터넷 기술의 발전에 큰 모티브를 주며 주도 했던 분야 중 하나가 포르노 분야임은 사실 부인하기 힘듭니다. 국내 인터넷 대중화만 두고 봤을 때 획기적 두 사건 또한 오양과 백양 사건인 것처럼 말이죠. 이야기가 딴곳으로 샜는데…그때 스타크래프트 전국 100위 안에 들었었다면 믿으실려나…(고대 서버에서…) 각설하고…팀장님 일전에 말씀처럼 주체가 되느냐 시체가 되느냐는 본인과 해당 기업의 선택이겠지요. 감사합니다.

    • 보통 상상했던 것들이 현실화 되면 그나마 괜찮은데요. 상상치 못했던 것들이 현실화 되었을 경우가 좀 당황스럽습니다. 그리고 인터넷, 웹 환경, 과학기술 등은 엄청나게 변화,발전하고 있는 반면 저 그림의 년도인 1965년 정도로 역행한 것들도 제법 있죠. 🙂 감사합니다.

  2. New Social Brandscape의 New City는 제목답게 Social상의 화제를 일으킨 브랜드들이 대부분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네요. 얼마나 더 Social이라는 힘이 지속될지, 그리고 어떻게 얹혀가야 할지…^^;;

    • Social이라는 힘이 지속될지는 사실 큰 문제가 아닌데, 어떻게 얹혀가야 할지는 큰 문제입니다. 🙂 감사합니다.

  3. 어릴 적 과학상상 그리기 대회 하던 생각이 나는군요. 그 때는 2000년이 되면 뭐든 다 될 줄 알았었죠. 확실히 먹고 살기도 좋고, 많이 편해진 요즘이지만 가끔 옛날이 그리워지기도 하네요.

    • 기술의 발달로 인한 처리 속도의 단축으로 인해 과정상에서 일어나는 정감들은 많이 사라진 것 같아요. 🙂 감사합니다.

  4. 샹송(?) 이사님.. 영어이름 결정하셨군요. 부르기 편해 좋습니다. Sean Song.. ‘돈 벌어다 줘.. 안 벌어다 주면 기분 나뿌아~~’ 죄송.

  5. 본문 글중에서도 역시나 “영국과 프랑스” 이 두 국가가 인터넷의 태동과 그 모태에 얼마만큼의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한 설명은 한 글자도 없군요…>_<...반드시 부연이 되어야만 한다고 생각됩니다...제가 번역한 글에서도 보시다 시피, "Inspired by Cyclades..."라고 나오는데요, 그게 그 만큼 중요했다는 거지요...아니면 제가 여기다가 그냥 트랙빽을 붙여 버리는게 쥔장님께는 더 쉬운 일이지 싶네요...^^...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자주 뵈었으면 합니다~...

  6. Pingback: Huma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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