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누구고 넌 누군지? 나를 나타내는 것들…

 

나를, 상대방을 나타내는 여러 가지 형태의 껍데기들이 있습니다.

나는 나, 내가 난데…
걸어가면 보행자, 운전하면 운전자…
물건 사면 소비자, 마케팅 기획하면 기획자, 영업하면 영업맨, 물건을 판매하면 판매자…
난 송과장, 이제 사람대우 해준다 이대리, 저리 굴러 서신입, 앗 신전무님, 오 뵙기만 해도 부동자세 박회장님…
인터넷을 하면 네티즌, 블로거를 하면 블로거, 누군 파워블로거(?), 누군 그냥 블로거…
정부를 반대하면 좌빨, 빨갱이, 급진세력, 정부를 옹호하면 보수주의자, 수구세력…
부산에 살면 부산시민, 서울에 사니 서울시민…
전라도에 태어났더니 고향이 전라도, 부산에 태어났더니 고향이 경상도…
집안에서 첫 번째 태어난 남자면 장남, 늦게 태어나면 막내…
혈액형에 따라 난 O형, 헉 넌 B형, 이런 너 AB형 이었어?…
한국에 태어나면 한국인, 미국에 태어나면 미국인, 지구에 태어나면 지구인…
10년 이상을 살면 10대, 20년을 좀 넘게 살아보니 20대, 벌써 30년을 넘게 살았어? 30대…
결혼하면 아저씨,아줌마, 결혼하기 전에는 아저씨,아가씨, 이것저것도 아니면 저기요…

이중,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있고,
내가 선택할 수 없는 것이 있고,
내가 선택하지 않았지만 다른 사람이 선택해준 것도 있습니다.

우리는 하루를 살면서,
아침엔 보행자로, 오후엔 운전자로도 살 수 있으며
때론 소비자로, 때론 판매자로도 살 수 있습니다.

우리는 평생을 살면서,
O형으로만 살 수 있고, B형으로만 살수 있으며,
한국인이지만 미국인으로 살아갈 수도 있고,
10대를 지나, 20대를 거쳐, 30, 40, 50대를 살아가며,
블로거로 살지 않다가 블로거로 살 수 있고,
보수주의자였다가 좌빨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왜?
운전자들은 왜 보행자들을 보호하면서 운전을 안 해?…
저 저…바뻐 죽겠는데 빨간불인데 빨리 안 뛰어 가고 뭐해?…
도대체 소비자한테 도대체 이럴 수 있어요?…
장사하는 사람들은 죄다 사기꾼이야…
저 손님 참 진상이네…
B형은 정말 성격이 안 좋아…
요즘 어린 것들 쯧쯧쯧…
한국사람들 문제야 문제…
촛불 빨갱이들 다 죽여야 돼…
파워 블로거들은 참 대단해…

인도를 걸어가다 무선인터넷으로 블로깅을 하면서 가게에서 물건을 구입하던 중 인터넷에 올렸던 물건을 사겠다고 하는 소비자에게 전화가 와서 통화를 했다면…
이 사람은 보행자인지? 네티즌인지? 블로거인지? 파워블로거인지? 소비자인지? 판매자인지?…

지금 나, 방금 전까지 나, 옛날의 나, 미래의 나, 저 사람도 나와 똑같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혹시,
내가 나를 욕하고 있지는 않나요?
성급한 일반화로 가진 선입견, 편견을 고집하고 있지 않나요?
상대방의 의지와 상관없는 것으로 그들을 비판하거나 단정하지 않나요?
이유 없이, 근거 없이, 잘 알지 못한 채 신분을 나누어 분류하고 누군 추앙하고 누군 무시하는 교만함을 가지고 있지는 않나요?

易 : 바꿀 역
地 : 땅 지
思 : 생각할 사
之 : 갈 지
역지사지 [易地思之]

먼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하는 것…
껍데기로 판단하는 것이 아닌 사람을 제대로 아는 것…

내가 살아가면서 꼭 가져야 할 기본 심성이며,
사회생활을 할 때도, 사업을 할 때도, PR을 광고를…마케팅을 제대로 할 때도 필요할 것들이라 생각되어
반성하며 흔적을 남깁니다.

뜬금없이, 진중하게…

※ 이 글은 총 246회 조회되었습니다.


9 thoughts on “난 누구고 넌 누군지? 나를 나타내는 것들…

  1. ┌ 고유한 껍데기 (선택 불가, 변경 힘듦)

    └ 기능적 껍데기 (선택 가능, 변화 가능, 부여 가능)

    그냥 생각나는 김에 다시 정리…

  2. 블로그에서 가장 배워야 될 것 중에 하나가 다양성에 대한 시각이 아닐까 합니다.
    특히 나와 다른 반대 입장의 시각을 보고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볼 수 있을 때 훨씬 더 큰 배움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상대가 옳고 아니고를 떠나서 생각의 깊이를 만들어주기 때문이 아닐까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3. 그렇지요. 트랙백 타고 왔다가 좋은 말씀 잘 보았습니다. 서로를 존중하며 배워갈 수 있을 때, 인생의 깊이가 더욱 깊어질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따뜻한 카리스마에게 댓글 남기기 댓글 취소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