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이티드 항공사가 OOO 않았다면… OOO 했다면…, 10가지 위기 관리 핵심 포인트

 

유나이티드 항공 이슈에서 반면교사 삼아야 할 포인트를 시간 순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이 내용은 유나이티드 항공사가 정상적인 기업이라는 전제로 정리된 내용입니다. 비정상적 행위에 대해 기업과 구성원이 비정상적일 것이다라고만 비판하게 되면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는 윤리와 도덕적 내용 뿐이기 때문입니다.

 

1. 과거 유사 이슈가 없었다면…

유나이티드 항공사는 과거 데이브케롤 기타 파손, 레깅스를 입은 10대 여성 2명에게 ‘규정에 맞지 않는 복장’이라며 탑승 거부, 자폐증을 앓고 있던 소녀를 ‘시끄럽다’는 이유로 비상착륙해 기내에서 내쫓은 사건, 승무원들의 아시아나항공 사고기 조종사 조롱, 콜라를 주문한 이슬람 사제에게 캔이 무기가 될 수 있다며 거부한 사건 등 각종 구설수와 성차별, 인종차별 이슈가 있었습니다.

최근 온라인&SNS 환경에선 위기가 ‘발생’하면 과거 이슈가 ‘발견’되는 패턴을 보이고 있습니다. 수면 하에서 가시성이 낮았던 과거 이슈가 현재 발생한 이슈로 인해 살아 돌아와 현재 이슈를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따라서 발생된 위기는 최대한 종결시켜야 하며 동일, 유사 위기가 반복되지 않도록 관리되어야 합니다. 재발하고 반복되는 위기는 이해관계자 입장에선 이해되지 않는 기업으로 비춰질 수 밖에 없습니다.

 

2. 오버부킹이 없었다면…

오버부킹(항공권초과판매)은 이번 사태가 발생한 표면적이고 근복적인 원인입니다. 최초 유나이티드 항공사는 오버부킹이 전산 오류라고 밝혔으나 실상은 노쇼(예약부도) 승객에 대비한 항공사 관행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실제 항공사에 계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노쇼가 많기 때문에 오버부킹 외 수익 관리차원의 특별한 방법은 없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만약 좌석 대비 승객이 초과하게 된다면 지금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항 카운터에서 탑승 수속 시 정리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정 기업의 위기는 보통 동종 인터스트리(산업군)의 위기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특정 기업 위기 시 경쟁사들이 방관만 하고 있으면 안됩니다.  지금이 국내외 항공사 또한 오버부킹에 대한 시스템 자체를 재점검하고 개선해야 할 시점입니다. 이제 오버부킹 관련 사소한 이슈만 발생하더라도 큰 이슈가 될 수 있습니다.

 

3. 승객에게 강제로 하차요구를 하는 상황이 없었다면…

유나이티드 항공사는 오버부킹을 확인한 후 그 위기 요소를 해결하기 위한 절차적 문제, 즉 과정 속에서 이해관계자들의 공분을 샀습니다. 무작위로 내릴 승객을 선정했고 합리적인 설명과 설득이 아닌 강제적인 절차가 이슈를 더욱 가중시켰습니다. 이후 유나이티드 항공에선 이 절차에 대해 ‘우리는 정당한 절차를 따랐다’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항공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경우에도 매뉴얼이 존재하며 먼저 우선 순위를 부여하고 먼저 내릴 승객을 선정하게 돼 있다고 말합니다.

유나이티드 항공사의 이런 최초 대응은 곧 매뉴얼에 따라 진행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매뉴얼은 존재하고 보관하는 것에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준수되고 지켜질 때 진정한 가치를 발휘합니다.

 

4. 아시아계 승객을 강제로 끌어내지 않았다면…

이번 사태를 최악으로 치닫게 한 원인입니다. 시카고 항공 보안관이 해당 승객을 끌어냈고 그 과정에서 폭행이 가해져 해당 승객은 얼굴이 피투성이가 된 채 비틀거렸습니다. 유나이티드 항공과 외부 이해관계자인 시카고 항공 보안관들의 폭력적 행위는 있어서는 안될 행동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시카고 항공 보안관의 폭력적 행위는 어디서 기인한 것일까요? 원칙을 무시한 행동이었을 가능성과 흥분 상태에서 일어난 일탈 행위일 가능성, 그리고 (그들이 정상적이라는 전제하에) 유나이티드 항공기 승무원들이 실제 사실관계를 호도하고 승객의 과도한 거부 행위에 포커스를 맞춰 항공 보안관에게 상황을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상황에 대해 유나이티드 항공사는 최초 ‘사소한 문제’로 치부했습니다.

이런 과정은 모두 위기 상황에서 최초 ‘상황 분석’이 실패했다는 방증입니다. 위기 발생 후 적절한 위기관리를 하기 위해선 정확한 상황 분석이 초석입니다.

 

5. 함께 탑승한 승객들이 해당 내용을 녹화, 촬영하지 않았다면…

비행기 속에서 발생한 이번 사태가 비행기 밖으로 공개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 된 이후 모든 세상은 녹음, 녹취, 녹화될 수 있는 환경 속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이제 흘러가는 과거란 없고 디지털화 되어 현재로 되돌아 오는 세상입니다. 이를 우리는 ‘누드 커뮤니케이션 시대’라 부릅니다. 최근 많은 위기들은 이렇게 녹음, 녹취, 녹화된 후 온라인&SNS통해 확산되는 패턴들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슈가 발생되면 대중들은 반드시 그것을 기록하고 확산시킵니다. 어떤 경우는 일부 사람들의 관점과 의도에 따라 촬영된 이미지나 동영상이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대중들의 이런 행위는 통제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해관계자들과 접점에 있는 기업의 구성원들은 반드시 이런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6. SNS가 없었다면…

SNS는 이번 사태를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한 확산 도구입니다. SNS를 통해 기내에서 발생한 자극적 동영상을 보며 모든 사람이 공분했습니다.

최근 위기는 온라인&SNS를 통해 확산된 후 온라인&SNS를 통해 소멸(완화)됩니다. 온라인으로 시작되서 온라인으로 끝난다는 이야기 입니다. 때문에 신속하고 정확한 온라인 모니터링과 온라인 상황보고가 위기관리의 핵심이 되었습니다.

 

7. CEO가 최초에 적절한 사과를 했다면…

유나이티드 항공사 오스카 무노즈 CEO의 최초 메시지는 해당 위기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그는 고객을 ‘재배치(re- accommodate)’해야 했다는 생경한 표현을 사용했으며 해당 승객이 ‘파괴적이고 호전적(disruptive and belligerent)’이었고 우리 승무원들이 규정에 따라 대처를 했다고 승무원들을 오히려 적극 옹호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오스카 무노즈 CEO는 불과 한 달 전 만해도 <피알위크>에서 2017년 ‘올해의 커뮤니케이터(Communiatior of the Year)’로 선정된, 소통의 달인으로 칭송받은 경영자였습니다.

CEO가 상식밖 인물일 수 있습니다. 또 하나 (그를 옹호하자는 것이 아니라 정말 그가 정상적 상황 판단이 가능한 CEO라면) 이런 커뮤니케이션을 했던 이유가 내부에서 정확한 상황보고를 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실제 위기 관리 현장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사일로 현상이 핵심 원인일 수 있다는 이야기 입니다. 위기 발생 시 부서간 혹은 개인간 장벽이나 이기주의, 책임 소재로 인한 내부 정치적 이슈 때문에 정보 보고가 누락되거나 단절되는 현상은 항상 있어 왔습니다.

더불어 실제 상황 관리의 주체들이 온라인&SNS로 확산된 상황과 반응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했거나 CEO가 온라인&SNS를 이해하지 못해 그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어떻게 저렇게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지?”라는 비난 받아야 마땅하나 상식적으로 조직에서 ‘저렇게 커뮤니케이션하게 만든 원인과 범인’은 따로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위기 발생 시 우리는 리더들에게 어떻게 정확히 커뮤니케이션 될 수 있을 것인가도 점검되어야 합니다. 이 포인트가 어쩌면 이번 유나이티드 항공 사태에서 반면교사 삼아야 할 핵심일 수 있습니다.

유나이티드 항공사 CEO의 첫번째 커뮤니케이션

 

8. 빠르게 원점 관리를 했다면…

위기에는 항상 여러 내외부 이해관계자들이 존재합니다. 그 중 핵심 이해관계자와 핵심 이슈는 해당 위기의 원점이 됩니다. 이번 경우에는 강제로 끌어내릴 때 피해를 입은 승객이 핵심 원점이고 그 외 적절한 절차가 아닌 상황에서 비행기에 내린 승객과 함께 탑승한 모든 승객들이 원점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 원점에 대한 어떤 대응과 관리를 했다는 사실들을 찾아 볼 수 없습니다.

항상 원점을 케어하고 원점에서 이해하려는 노력들은 언제나 위기의 확산을 막거나 빠른 확산을 완화시키는 열쇠입니다.

 

9. 소셜 미디어를 통한 패러디가 없었다면…

이제 대형 위기는 최초 대중들의 공분와 분노 표출 이후 패러디 콘텐츠로 희화화되고 놀이 문화로 확산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경우 해당 위기의 본질을 흐리게 하기도 하고 해당 기업의 브랜드 가치와 품격을 현격히 떨어뜨리기도 합니다. 위기가 희화화되고 놀이가 되면 직접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식은 거의 없습니다. 간혹 희화화된 이슈를 회화화해서 대응할 수도 있지만 이번 사안에는 적절하지 못합니다.

패러디와 회화화되더라도 무시하지 말고 콘텐츠 속 대중들의 메시지를 읽어야 합니다. 그리고 사실과 다르거나 명예훼손 요소가 있는 과도하고 자극적인 부정 콘텐츠의 경우는 지속적인 트래킹을 통해 관리 방안을 강구할 필요는 있습니다.

 

10. 해당 승객이 유명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았다면…

참고 기사 : 중앙일보 / 2017.04.13 /유나이티드 항공 피해 남성 ‘최고 엘리트 변호사 2명’ 고용

이번 사태에서 최대 피해자인 데이비드 다오 박사는 막강 변호인단을 구성해서 법적 대응에 나섰다고 합니다. 특히 개인 상해 소송 분야에서 미국 최고로 인정받는 유명 변호사에게 소송 대리를 맡겼다고 알려집니다. 결과를 예단할 수 없지만 미국 특성 상 징벌적 손해배상까지 피해자가 승소할 경우 유나이티드 항공은 이미지 실추와 불매 운동을 통한 매출 하락과 함께 거액의 배상도 예상됩니다. 중간에 적절한 합의가 없는 한 결국 법정으로 가고 결국 장기화 될 예정입니다.

대형 위기는 필히 여론의 법정을 거쳐 실제 법정으로 향합니다. 이제 법적 대응과 여론의 대응에 대한 각 전문 분야간 협업의 중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유나이티드 항공사가 어느 하나라도 했거나 하지 않았더라면 혹은 지금의 변화된 환경이 아니었다면, 이런 환경을 이해했다면 지금의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거나 더 완화된 상황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모든 기업이 반면교사 삼아야 할 숙제를 던져 준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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