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통제력 상실이다.

 

김태호 서울메트로 사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하고 “지하철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사고 원인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을 해야 하지만 원칙적으로는 전동차 내에서 대기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다”ë©° “따라서 더 큰 사고로 발전하지 않도록 비상코크 등을 취급하지 말고 전동차 내에서 대기하도록 비상대응 조치 매뉴얼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ê³  밝혔다.

[연합뉴스 / 2017/01/23 10:10 / 「메트로 “사고 전동차 차내 대기 방송은 매뉴얼에 따른 것”」 기사 중 일부]

 

2017년 1월 22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잠실새내역에서 전동차 고장 사고가 발생했을 때 승객들은 직접 출입문을 열고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대기하라는 방송이 나온 것에 대해선 서울메트로는 매뉴얼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번 서울메트로의 해명이 일견 이해는 됩니다. 빠르고 정확한 상황파악 없이 승객 대피 지시를 하게 되면 또 다른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대피한 승객들이 잘못한 것일까요? 매뉴얼대로 행동한 서울메트로의 대응은 정확한 것일까요?

 

2014년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에서 흔히 골든 타임이라고 하는 가장 안타까운 시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가만히 있으라”ê³  선내 방송을 했던 시점입니다. 학생들과 탑승객들은 외부 상황과 단절된 채 ê·¸ 방송을 믿고 그대로 실행했습니다. ê·¸ 결과는 끔찍했고 아직도 많은 국민들에게 트라우마로 남아있습니다.

또한 2003년 2월 18일 발생했던 대구지하철화재참사는 세월호참사와 함께 많은 국민들에게 각인되어 있는 지하철 사고 사례입니다. 이런 사례들이 누적되어 이제 사고가 발생하면 학습된 국민들이 일단 독자적으로 움직이게 되었습니다. 언젠가부터 각자도생(各自圖生)이 위기관리의 핵심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위기관리, 특히 대형 안전사고와 재난 대비에는 ‘통제력’이 위기관리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동력입니다. 메뉴얼을 위기관리의 ‘시스템 영역’이라면 통제력은 위기관리 ‘역량 영역’인 셈입니다. 위기관리의 대상자와 위기관리를 실행하는 구성원 모두에게 ê·¸ 통제력이 행사되어야 합니다.

제가 통제력을 강조하는 것은 위기 시 국민과 대중의 자율의지를 말살하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해당 위기에 훈련되고 제대로 된 판단력을 가진 ‘콘트롤 타워’가 통제하는 ê·¸ 상태, ê·¸ 상태에서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위기관리를 의미합니다. 대형 위기 발생 시 통제력을 상실하면 재앙입니다. 수많은 역사와 사례들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백가쟁명식 대안이 나올겁니다. 물론 시스템을 빠르게 보완하는 것 분명 중요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 우리나라 정부와 지자체 위기관리의 핵심 문제는 ‘통제력 상실’입니다. 그리고 ê·¸ 이전에 ê·¸ 통제력을 행사할 수 있는 ‘콘트롤 타워 부재’이며 더 거시적으로 ë³´ë©´ ‘신뢰 부족’입니다.

이것을 역순으로 회복하지 않는 이상, 단편적으로 매뉴얼만 계속 만지기만 한다면 더 이상 국민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진화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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