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평가를 통한 사후 위기 관리의 새로운 방식-포스코&갤럽 기업 이미지 조사 공개 사례

 

22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에 따르면 포스코로부터 의뢰를 받아 실시한 기업 이미지 조사 결과 포스코에너지 상무 A씨의 항공기 승무원 폭행사건은 포스코가 명성을 한순간에 잃을 정도로 큰 타격을 줬다는 답변이 67.2%로 나타났다. 

전부는 아니지만 비교적 큰 손상을 줬다는 응답이 14.5%였던 점을 봐선 포스코로선 기업 이미지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었던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이미지에 거의 손상이 없다는 답변은 18.3%에 불과했다. 

조사는 갤럽이 지난 6~12일 일반인 500명을 대상으로 전화로 실시했다. 

[연합뉴스, 2013-05-22 09:30, “일반인 82% “포스코 명성 ‘승무원폭행’으로 큰 손상”” 기사 중 일부]

 

처음 이 기사를 본 후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좀 이상하다라고 의문을 가지는 것이 당연할 듯 합니다. 왜 뻔한 조사를 진행해서 부정적 결과를 또 직접 언론사에 배포를 했을까?하고 말이죠.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위기 사후 위기에 대한 부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 예측되는 대중들의 반응을 조사하고 그 부정적인 결과를 직접 당사가가 공개하는 것은 참 이례적인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우선 이러한 결정과 실행에 대해서는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포스코의 사례는 일반 기업들의 사후 위기관리에 있어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1. 진정성 있는 자기 반성의 모습

여러 위기 관리에 있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사실 정공법입니다. 하지만 실제 상황에선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예측 불가능한 다양한 상황들이 이를 어렵게 만들지요.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이번 행동은 해당 기업의 자기반성과 진정성을 다시 한번 정공법으로 표현하는데 일조를 하고 있습니다.

 

2. 애초에 잃을 것(명성)이 있었던 기업

이번 조사로 인해 부정적 결과과 나올 것이다라는 예측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고 결과 또한 실로 당연한 결과입니다. 그 수치가 얼마냐의 문제는 있지만 그것은 상대적으로 중요치 않습니다. 결국 포스코는 잃을 것(명성)이 있었던 기업이었고  기존에 “좋은 명성을 가졌던 포스코”가 이번 사고로 그 명성을 크게 잃었다라는 팩트와 자연스럽게 그 명성을 회복하겠다라는 메시지로 전달되는 구조입니다. 애초에 잃을 것이 없던 기업이 아니였다는 이야기이며 그 명성을 다시 되찾겠다는 주장의 근거가 되는 것입니다. 위기 시 기존 명성 자산이 없어서 기업에 잃을 것이 없다면 어떻게 보면 그만큼 비참한 기업도 없습니다. 본인들의 자신감과 과거 기업의 명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효과가 있지 않나 판단됩니다.

 

3. 논리적 팩트로 해당 위기를 직접 종결

이번 자료 공개의 가장 큰 의미라고 생각되는 부분입니다. 이 자료를 배포하면서 CEO의 메시지도 담을 수 있다는 부가적 요소도 있겠지만 이보다 해당 위기를 당사자가 직접 객관적 팩트로 종료시키는 의미가 크다고 보여집니다. 즉, 해당 이슈 초기에 극도로 달궈진(?) 감정적인 온라인, 소셜미디어 공간에서 바로 이슈 당사자 뿐 아니라 기업의 실체가 희화화된 과정으로 마무리가 되었고 그냥 이대로 종결된다면 해당 위기는 이 상태로 만인들에게 회자되게 됩니다.

하지만 이제 상대적으로 차분하고 이성적인 상황속에서 보다 객관적인 자료를 기반으로 해당 이슈의 성격과 프레임을 만들어 직접 종료시키는 효과가 크다고 보여집니다. 또한 이 이슈가 이런 객관적인 결과를 통해 우리가 대표성을 가지지만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공감대 형성을 통해 다른 기업들에게 경각심을 부여함과 동시에 감정적 동조 또한 얻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그 대표성이라는 것이 부담은 가지만 희화화된 상태로 위기가 마무리 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좋은 프레임이라고 보여집니다. 마지막으로 B2B 기업이라는 특수성이 이러한 행위가 가능할 수 있는 뒷받침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결국 우리의 메시지는 항상 우리가 원하는 프레임에서 생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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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블로그에서 언급하는 모든 사례는 해당 기업을 비판하고자 하는 목적이 아니라 해당 사례를 통해 다른 기업들이 반면교사로 삼아보고자 하기 위함입니다. 분명 위기관리에는 정답이 없으며 해당 기업들마다 외부에 드러나지 않은 부득이한 상황이 있을 수 있기에 외부 커뮤니케이션 분석만으로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그 한계속에서도 미디어 및 온라인, 소셜 미디어에 들어난 해당 기업의 대응과 그에 따른 상황 자체가 이해관계자들에게 부정적으로 비춰졌다면 그 부분이 다른 기업들에게 주는 시사점을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해당 위기 이슈의 진행 과정 속에서 해당 기업과 관련자분들의 고뇌와 대응에 충분히 공감하며 위 내용은 비판이 아닌 필자의 위기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제언임을 다시 한번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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