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선생 와인라이프 8] 와인을 진정 사랑하는 그대가 바로 소믈리에!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일반인에게 아주 생소한 단어였던 소믈리에…

오늘은 얼마 전 까지 지속되었던 와인 붐과 인기 와인 만화책인 ‘신의 물방울’ 및 각종 매체 덕택에 소믈리에에 대한 관심이 높아 지면서 소위 뜨는 직업 중 하나가 될 정도로 위상이 높아진 소믈리에에 대해 몇 말씀 올립니다.

소믈리에(Sommelier)는 중세 유럽의 영주가 식사하기 전에 포도주를 비롯한 음식의 안전성을 알려주는 임무를 맡은 솜메(Somme)라는 직책에서 유래되었다는 설과 ‘짐을 나르는 동물’이라는 뜻의 고대 불어인 ‘Bete de Somme’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여기서 ‘Sommelier’라는 단어가 생겼고 후에 왕궁에서 ‘식탁을 차리고 와인과 음식을 준비하는 사람’의 개념으로 사용되다 오늘날의 전문적인 용어로 발전하게 됩니다.

저는 간혹 기자 분들 및 와인애호가 분들을 처음 뵙고 본인 소개를 할 때 우스갯 소리로
“저는 ‘소믈리에’는 아니고 ‘소몰리에’ 입니다. 소를 몰고 다니는… 워으워어~♪♬”
라며 썰렁한 유머를 구사하곤 합니다만…
오래 전 Sommelier 라는 단어가 형성되는 과정에 ‘목동’이란 뜻도 있었다고 하니 사실 틀린 이야기는 아닌 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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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모 방송국에서 와인드라마를 방영하고 있나 봅니다. 몇몇 와인 기업에서 많은 금액의 제작 협찬을 진행 한 것 같은데 아직은 소비자의 권력보다 유통 구조상 존재하는 키맨들의 권력이 우세한 시장상황에서 같은 비용이라면 Push-Marketing이 적절하다 보여집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소비자분들이 올바른 와인식으로 무장하셔서 권력을 쥐고, 훌륭한 제품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승부하는 시장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럼 소믈리에는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요?

많은 사람들은 영화나 만화에서 보는 것처럼 와인의 맛을 보고 그게 무슨 와인인지 알아맞히는 ‘와인감별사’ ? 혹은 ‘와인 감정사’ ? 라고 하지만, 실제 그들은 이 와인이 어떤 와인인지 가리는 연습을 할 정도로 한가한 사람들이 아니며 이미 존재하는 수많은 와인과 매년 새롭게 탄생하는 새로운 와인을 모두 알기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많이들 알고 계셨던 와인 감별사, 감정사라는 단어들은 소믈리에에게 어울리지 않는 단어입니다. 감별사와 감정사는 보통 병아리의 암수를 가려내거나 보석, 예술품 등의 가치를 평가하는 분들에게 더 어울리는 말입니다.)


오늘날 소믈리에는 와인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과 풍부한 경험, 서비스 기술을 가지고 호텔, 레스토랑, 와인바 등에서 일어나는 모든 와인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전문가를 뜻합니다.

다시 말해 소믈리에의 업무 중에는

어떤 와인을 판매할 것인지 결정하여 구매하고,
와인의 품질에 적당한 가격을 산정한 후 와인리스트를 작성하며,
고객이 선택한 음식에 어울리는 와인을 권하고,
최고의 맛을 낼 수 있게 와인 창고인 까브에 제대로 보관하는 등
여러 가지의 업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때에 따라서는 레스토랑의 경영에까지 그 영역이 확장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 손님이 레스토랑이나 와인바에 입장하여 착석한 후 소믈리에의 역할을 살펴보겠습니다.

소믈리에는 가장 먼저 와인 리스트를 보여주면서 손님이나 동석자로 하여금 몇 개의 와인을 선택하게 하고, 주문된 요리에 가장 최고로 어울리는 와인 종류에 대한 조언을 합니다. 이때 손님의 취향과 주문한 음식과의 조화, 예산 등에 따라서 와인을 추천합니다.
(※개인적으로 소믈리에 역할 중 백미는 주문된 요리에 가장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하는, 즉 [footnote]마리아주(Mariage) : 결혼이란 뜻의 프랑스어로, 와인과 음식의 궁합을 가리키는 말입니다.[/footnote]마리아주(Mariage)를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가장 어렵기 때문에 많은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주문을 받은 후에는 소믈리에가 와인을 찾으러 직접 가게 됩니다.
돌아온 후 먼저 손님에게 와인 병의 라벨을 보여주며 주문한 와인임을 확인시켜 주게 되죠.

”손님께서 주문하신 카르멘 카버네 소비뇽 리저브 2005년산 입니다.”
주로 와인 이름, 빈티지(원료인 포도 수확 년도)가 주문하는 것과 맞는지 등을 확인시킵니다.
그리고 와인이 적당한 온도에서 보관이 된 것인지를 손님에게 확인시킨 후(*Host Tasting) 고객이 승낙하면 여성부터 와인을 따르게 됩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요즘에는 중요한 손님이나 단골 손님이 아니면 서빙하시는 분들이 많이 담당하기도 합니다.
 

※ 참고로 호스트 테이스팅(Host Tasting)은 소믈리에가 와인을 따르기 전에 제대로 된 와인을 가져왔는지 증명하는 절차로 손님 중 한 분이 시음을 해보는 ‘손님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Host Tasting은 중세 유럽에서 Host가 독배가 아니라는 것을 공개적으로 먼저 마셔 보이는 것에서 유래된 것으로 이 절차를 배려한다며 여성에게 권하는 것은 실례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즉, 괜히 레이디 퍼스트라고 여친이나 아내에게 Host Tasting을 폼나게 양보하시는 것은 “너 먼저 독이 있나 확인해봐” 라는 것과 똑같은 행위로 배려가 아님을 기억하세요~

이렇듯 소믈리에는 와인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음식과의 매칭을 시킬 수 있는 능력이 기본적으로 있어야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사람을 상대 해야 하는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사람의 마음을 읽을 줄 아는 섬세함과 배려가 필요한 사람들입니다.

오늘 만약 유능한 소믈리에를 만나 좋은 와인과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받았다면
이렇듯 손님의 신뢰를 얻기 위해, 겉으로 보이는 어쩌면 화려한 이면에 숨어있을
고생과 역경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시는 것은 어떨찌요?

그들은 진정 누구보다 와인과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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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프랑스로 날아가버린 워커힐 호텔 최종애 소믈리에…
최종애 소믈리에 팬클럽 회장이었던 소인이 애타게 다시 국내로 복귀 하시는 날을 기다려 봅니다.


※와인마케팅을 하면서 느꼈던 여러 단상들과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이 블로그를 통해 가끔 긁적여보고 있습니다. 얼마나 자주 쓸 수 있을지, 습자지같은 지식과 미천한 경험들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장담 못합니다만 와인에 대해 쉽게 이해되도록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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