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선생 와인라이프 6] 빈티지? 와인에도 빈티지 스타일이 있남?

 

어이? 송선생? 요즘 나오는 카르멘 와인 빈티지가 뭐야?
송과장님! 트라이베카에 들어갈 반피 키안티 클라시코 빈티지가 바뀌었나봐요?
저…궁금한 것이 있는데요?…칠레 와인을 구입하려 하는데 어떤 빈티지가 좋을까요?

빈티지?
처음 와인마케팅을 하면서 “빈티지”라고 했을 때 패션마케팅을 한 저로선 오래되거나 중고 감각의 패션을 뜻하는 vintage fashion의 의미인 줄만 알았던 적이 있습니다.

‘아~ 와인에서도 빈티지 스타일이 있구나…’
라고 질문도 하지 않고, 그렇게 알고 넘겼던 웃지 못할 경험입니다.

빈티지(Vintage)포도의 생산연도, 즉 수확연도를 뜻 하는 말로 좋은 와인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4가지 요소([footnote]떼루아(terroir), 포도가 자라는 데 영향을 주는 지리적인 요소, 기후적인 요소, 포도재배법 등을 모두 포괄하는 단어이다. 여기에는 토양, 강수량, 태양, 바람, 경사, 관개, 배수 등이 포함된다. 이 단어는 흙을 뜻하는 terre로 부터 파생된 단어이다. 똑같은 품종이라도 각각의 떼루와가 틀리기 때문에 만들어지는 와인은 다 다르다는 게 유럽 사람들의 생각이다. 하여 유럽에서 생산되는 와인들은 포도품종 대신에 포도가 자란 지역을 상표명으로 한다. [/footnote]떼루아(terroir), 포도, 빈티지, 인간의 제조 기술) 중 하나입니다.

농사는 그 해 기후에 따라 크게 좌우되는데 포도 농사도 예외는 아닙니다. 그리고 포도는 일조량이 풍부하고, 강우량이 비교적 적으면 포도의 당도가 높고 신맛이 적으며 색깔은 진한 좋은 와인을 생산할 수 있는 포도가 되는데 이렇듯 좋은 와인 만들기에 매우 적합한 포도가 생산된 해를 그레이트 빈티지(Great Vintage)라고 합니다.
※최근 2000, 2003, 2005년에 생산된 유럽지역의 와인들이 그레이트빈티지(Great Vintage)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정 지역은 다를 수 있습니다.)

와인의 출생연도라 불리는 이 빈티지는 와인 매니아급의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는 좋은 와인을 구매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일 뿐만 아니라 향후 와인의 품질이나 성격을 예측하고 마시기 적당한 시기 등을 판단하는데 참고가 되기 때문입니다.

포도 수확

참고로 빈티지와 관련해서 와인수입업자들과 고급 와인 애호가분들에게 많이 알려진 En Primeur(앙프리메) 라고 불리 우는 보르도 선물시장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도부터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실제 와인이 bottling(병입)되기 전에 전 세계 와인수입상이나 관련종사자들을 초청하여 오크통에서 직접 tasting한 후 [footnote]네고시앙(negociant), 와인상인, 와인중개인, 와인을 사거나 파는 해운업자를 가리키는 프랑스어. 특히 부르고뉴 지방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같은 지역 안에 있는 여러 포도원에서 와인을 산 다음 블랜딩해서 병입한 후 판매한다. 포도원을 소유한 네고시앙은 직접 자신들의 와인을 만들기도 하고, 어떤 네고시앙은 병입된 와인을 사서 레벨만 붙여 판매하기도 한다. [/footnote]네오시앙(Negocient)을 통해 판매하게 되는데, 수입상의 입장에서 미리 선구매를 하게 되는 거죠. 특히 그레이트 빈티지 와인의 경우 병입된 후 판매되는 시점이 되면 가격이 크게 뛰게 되는데 이 차익을 노리고 주식처럼 미리 구매하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다른 이유들도 많습니다만 쉽게 설명 드리자면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

위험부담이 있지만 보르도 특급와인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메리트가 큰 셈이죠. 일부 기업에선 이와 관련하여 와인 펀드도 출시해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요즘 보르도 특급와인의 가격은 미쳤다 할 정도로 고가를 형성하고 있어 En Primeur(앙프리메)에 대한 관심도 그만큼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Pressoir

Q. 와인을 구매할 때 꼭 빈티지를 확인해야 하나요? 필수인가요?
A. 고급와인일수록 빈티지를 따지지만 일반적인 대중와인에서는 빈티지를 따지지 않습니다.

자주 받았던 소비자 문의 중 하나가,
“할인점에서 1만원 짜리 남아공 와인을 구입했는데 어느 빈티지가 좋은 건가요?”
“칠레와인 카르멘 Classic을 구매했는데 이 빈티지는 먹어도 되나요?”
등, 일반 대중적인 와인을 구매하실 때 빈티지를 확인하시는 경우들에 대한 질문이였습니다.

프랑스 및 이태리 등 일부 고급와인의 경우 어느 생산지?, 몇 년 도산? 등이 제품이 구매에 가장 큰 요소이긴 합니다만, 일반 대중 와인들은 빈티지에 따라 품질의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특히 신세계 와인들(미국, 호주, 칠레, 남아공 등)은 기계식 대량설비로 생산되기 때문에 일부 고급와인을 제외하고는 모두 빈티지에 따라 품질의 차이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괜히 여친 앞에서 칠레나 미국 대중 와인을 들고
“이 빈티지면 말이야…그레이트 빈티지라고 하는데…아주 향이 풍부하고 말이지…”
라고 괜한 아는 척 하시지 마세요~ ^^

참고하실 수 있도록 어느 해에 생산된 와인이 어느 정도의 품질을 가진 와인인가 가늠할 수 있는 빈티지 차트 최신판를 올려놓습니다. 와인의 황제라고 불리우는 파커 아저씨(Robert M.Parker,Jr)가 만들어 놓은 것이라 주관적일 수 있지만 많은 분들이 참고하시는 자료입니다.
1021692750.pdf
마무리 하면서…
항상 와인을 이야기 하면 “와인은 생명이다” 라고 이야기들을 많이 하시는데,
그런 맥락에서 사실 따지고 보면 인간도 빈티지가 좋아야 한다는 말씀!
즉 어려운 시기에 때어나 격동의 세월을 보내게 된다던지, 베이비 붐 세대에 태어나버리면 경쟁자들도 많아지니까 힘들지 않겠냐는 이야기입니다. 2007년에 황금돼지띠인가? 그 해 출산율이 높아진 것을 보면 최악의 빈티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급생들끼리 경쟁이 심해질 것이 뻔 한데 그 해를 피해서 출산하는 것이 상식인거죠…
웃자고 해본 소리입니다. ^^

※와인마케팅을 하면서 느꼈던 여러 단상들과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이 블로그를 통해 가끔 긁적여보고 있습니다. 얼마나 자주 쓸 수 있을지, 습자지같은 지식과 미천한 경험들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장담 못합니다만 와인에 대해 쉽게 이해되도록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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