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와 연필의 긴 생명력이 인간의 본성 때문?…

 

이는 소득수준 증대와 함께 비닐 대신 친환경 종이 포장재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고, 종이가 지닌 아날로그적 감성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아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인식 과학문화연구소 소장은 “한순간 기술의 포로가 됐다가도 다시 본성으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이라며 “종이와 연필은 기술 발전에도 불구하고 디지털로 바뀌지 않는 대표적인 아날로그 소비재”라고 말했다.

동아일보, 2009년 09월 12일자, “‘IT 한국’ 종이사용 더 늘었다” 기사 중 일부

과거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가 지배했던 PC통신 시절 천리안 노트북 동호회 대표를 잠깐 맡고 있을 때 PDA 열풍이 일었던 적이 있습니다. 이때 각종 모바일 기기들이 등장하고 금방이라고 책과 종이, 연필은 사라질 것이라 예측하는 전문가들이 많았습니다. 그때 팜(Palm)을 비롯해 몇 가지 PDA를 사용하다 한눈에 반한 제품이 있었는데 LG의 “모빌리안”이라는 제품이었습니다.

윈도CE1.0을 탑재하고 키보드가 내장된 PC형 PDA인데 굳이 지금 제품으로 비교해 본다면 넷북 혹은 스마트폰의 할아버지 뻘이 될 것 같습니다. 이때 저의 생각과 자료, 일정들은 모두 이곳에 다 보관하겠다라는 야심찬(?) 생각을 해 본적이 있었는데 결국은 실패했습니다. 모빌리안이란 제품 또한 이후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 (개인적으론 모빌리안을 비롯해 여러 PDA들은 시대를 잘못 만난 제품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실제 종이와 연필을 사용하는 오랜 역사의 『컨텐츠의 생산 및 유통의 인터페이스와 도구』가 많은 사람들의 예측에도 불구하고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그 『경제성과 휴대성』에 있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감성적인 친근함도 무시할 수 없겠지요. 하지만 단지 위 본문에서와 같이 “기술의 포로가 됐다가도 다시 본성으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이란 이유로 이 모든 것을 설명하기에는 기존의 아날로그 소비재에서 디지털 소비재로 옮겨간 수많은 상품 및 도구에 대한 근거로는 매우 빈약해 보입니다.

실제 종이와 연필을 대체할 수 있는 경제성과 휴대성, 그리고 키보드 입력 방식과 함께 실제 필기 동작과 동일한 입력방식에 동일한 인식 속도와 저장 능력을 갖춘다면 굳이 종이와 연필을 고집할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또한 종이를 기반으로 컨텐츠를 생산하는 신문 언론과 출판 언론이 이런 정보 유통의 인터페이스 변화를 더 빨리 수용해 버린다면 종이와 연필의 생명력도 더 빨리 단축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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