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루머는 불신과 침묵 그리고 불확실성을 자양분으로 자생한다.

 

우리는 어릴 적 초현실적이고 무서운 전설이나 이야기를 한 번 이상 들어본 경험이 있습니다. 이를 보통 ‘괴담’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자생적으로 발생하는 ‘루머’를 단순히 ‘괴담’으로 치부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상황은 더 악화되고 해결은 더 묘연해지는 경우들이 발생합니다. 루머는 어떻게 발생하고 루머의 특징은 무엇이며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루머 발생을 최소화하고 확산을 완화시킬 수 있을까죠?

 

(기사 중) 13일 오후 3시 사드 배치지로 성주가 결정됐다고 발표하는 자리에서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은 “후보지로 10여 곳을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6시간 뒤 성주 군민을 만난 한민구 국방장관은 “5곳을 검토했다”고 다른 얘기를 했다.

올 초 사드의 유해성과 관련해 기자들에게 한 설명회에선 ‘미국 육군 교범과 국방부가 제시한 자료(2015년 괌 환경영향평가서)의 안전거리가 다르다’는 지적에 “미 육군 교범이 잘못됐다”고 말했다가 곧바로 취소한 일도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발표 때까지 철저히 보안을 유지하겠다”고 했던 군은 “발표 전 주민들께 충분히 설명하겠다”는 앞뒤가 안 맞는 얘기를 했다. 그래 놓고는 사전 설명을 왜 하지 않았느냐고 주민들이 항의하자 “언론이 먼저 공개하는 바람에”라고 변명했다. 정부 발표 때도 14분 전에 갑자기 취소했다가 번복하는 바람에 엉뚱한 의심을 낳았다.

[중앙일보, 2016.07.15. ‘[취재일기] 국방부가 괴담을 이기려면‘ 기사 중 일부]

 

최근 사드 배치 이슈에서 국방부는 초반 오락가락하는 커뮤니케이션으로 ‘불신’을 자초한 측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이슈의 특성상 일정 기간 ‘전략적 침묵’ 전략을 선택한 것 같은데 침묵 이후 갑작스런 발표 직후 모습은 최초 입장정리가 제대로 정확하게 준비되어 있지 않은 모습니다.

이런 현상들이 발생하는 이유는 초반에 어떤 이유로든 부정확한 말을 했거나 내부 대응 의사결정을 통해 전략적으로 두리뭉실하게 커뮤니케이션 하기로 결정했거나 VIP가 침묵하거나 정확한 결정을 안 해서 발생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과거부터 현재 사드 이슈까지 대부분의 ‘루머’는 첨예한 이슈에서 당사자의 ‘침묵’과 그로 인한 상황의 ‘불확성실’에서 자생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초기 그 과정에서 생산된 루머는 처음부터 모든 사람들을 설득하거나 모든 사람이 설득 당하는 것이 아니라 초기 믿을 자세가 되어 있는 사람들을 통해 전파되고 확산됩니다.

이때 루머는 일부의 사실(Fact)을 기반으로 거짓, 혹은 과장이 추가되면서 완성되며 특히 당사자에 대한 ‘불신’이 크면 클수록 거짓과 과장, 사실(fact)의 구분이 사라지고 새로운 사실(fact)이 계속 ‘발굴’되면서 일종의 스노우볼링(Snowballing)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최근에는 시간이 지나면서 정의(正義) 구현의 형태와 놀이문화가 접목되고 희화화가 가중된 형태로 루머가 확산되는데 이 경우에는 정확한 사실 확인의 가능성은 모호해 지고 진짜와 가짜의 구별이 없어지면서 결국 자극적인 가짜 정보만 남아 더 주목받은 상황이 발생합니다.

결국 루머를 해소하기 위한 핵심은 정확한 사실(fact)을 전달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과정의 ‘신뢰 확보’, 즉 ‘불신’과 ‘불확실성’ 해소입니다. 정황(context)이 배제 루머에 대해 신뢰성이 확보된 제3자의 인증과 목소리를 서포트 받으면서 ‘정확성’과 ‘진실성’이 강조된 과정(context)을 충실히 커뮤니케이션 해야 합니다.

이런 커뮤니케이션 과정과 커뮤니케이션 타이밍이 실기된다면 루머는 여러 자양분으로 커뮤니케이션 ‘빈공간’에서 반드시 자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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