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선생 와인라이프 3] 와인이 건강에 좋다고? 증거 있어?~

 

증거도 있고 증인도 있다!~ 하지만 와인이 만병 통치약?… 음…

24일, 또 아주 흥미로운 기사 하나가 네이버에 뜬다. 그리고 이내 주요 뉴스로 다뤄진다.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음식인 와인, 초콜릿, 차가 뇌의 인지 능력을 높인다는 반가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옥스퍼드대 데이비드 스미스 교수 팀은 이 세 가지 음식이 70~74세 노인 2031명의 인지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 데일리메일 온라인판의 24일 보도에 따르면 연구팀은 피실험자들을 대상으로 식습관을 조사한 뒤 6 종류의 인지 능력 검사를 했다.

그 결과 와인을 매일 반 잔 정도씩 규칙적으로 마신 노인이 6가지 검사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기록해, 인지 능력을 높이는 효과가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메디닷컴, 2008년 12월 24일, “와인-초콜릿-차, 뇌 좋게 만든다” 기사 중]

사용자 삽입 이미지<잡담>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이런 내용이 언론을 통해 기사화 될 때마다 소비자들의 사실 여부 확인 및 추천 와인 문의로 사무실 나의 전화기는 폭주한다. (지금은 편하기도 하고 왠지 그립기도 한다.)

전화 벨 소리가 하도 많이 울린다 함에 무선 전화기를 내 사비로 구입하여 회사 빌딩 내에 이동할 때도 항상 들고 다녔다. 무선 헤드셋 세트도 구매하여 콜 센터 요원처럼 일하는 것이 나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기도 했는데…그러고 보니 참 열심히 일했네 그려…

그리고 코메디닷컴? 얼마 전 송명근 교수님 논란 때문에 자주 들락날락했는데 그때부터 생각했던 것이, 사이트 이름 거창 잘 지었다고 할 수도 없고 아니라 할 수도 없고…인지도 높이는데 일조 했다 생각들이 들기도 하고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의료전문사이트의 이름에 걸맞지 않는 것 같고…브랜드 네이밍…이거 정말 척척 잘하시는 크로스포인트 손혜원 사장님…존경스럽다.

각설하고…

기사를 보아하니 이제 와인이 머리에도 좋다고 한다…오매…
(참 헤드라인 참 잘 잡았다…사실 노인분들 치매에 효과있다는 이야기를 인간들의 뇌를 좋게 만든다고 오해할 수 있도록…사장님 나이스~)

와인은 이야기 할 때 항상 빠지지 않는 두 가지 코드가 있다.
커뮤니케이션건강

이 중 와인이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는 언제부터 구전되어 내려왔던 것일까?
속설부터 과학적 입증에 이르기 까지를 간략하게 살펴 본다.

<시대에 따른 와인과 건강>
1. 고대 페르시아 셈시드 왕의 왕비가 두통으로 고생하다가 출입이 금지된 악령이 살고 있다는 포도저장실로 가서 독약(와인)을 먹고 생기를 되찾았고 이후 왕도 와인을 먹고 즐거워 했다는 전설이 있다.
소인이 생각하는 와인과 건강에 관련된 최초 이야기이다.

2. 로마 제국은 군인들이 식수를 마치고 배탈이 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레드 와인을 먹게 했다.
이때 본국에서 와인을 가지고 오지 않고 해당 지역에 포도를 심어 생산하면서 포도 재배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된다.

3. 성경에도 나오는 와인! 예수님이 첫 번째 행하신 기적이 물을 와인으로 바꾼 것이다.
이때 와인은 예수님의 피로 의미가 있지 건강과는 무관하다.

4. 이후 과학적인 근거 없이 플라세보 효과(placebo effect)를 보이며 와인은 건강에 좋다는 속설이 수 천년 계속 이어져 내려온다. 아래는 여러 위인들이 남겼던 와인과 건강에 관련된 말이다.
히포크라테스 : 적당량의 와인으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
플라톤 : 와인을 노인에게 처방하라.
사도 바울 : 이제부터는 물만 마시지 말고 네 비위와 자주 나는 병을 위해 포도주를 조금씩 쓰라(디모데전서 5:23)
파스퇴르 : 와인은 최고의 건강 음료이며 가장 위생적인 음료이다.

5. 1926년, 미국의 생물학자 레이몬드 펄(Raymond Pearl)이 결핵을 연구하던 중 적당히 음주를 즐겼던 이들이 전혀 술을 마시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오래 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적당량의 술은 건강에 좋다’라는 명제에 대한 최초의 의학적 증거가 된다.

6. 셀윈 세인트 레저(Selwyn St. Leger) 박사와 동료 연구자들이 1979년, 심장질환 발병율이 높은 55세에서 64세 사이의 각국 남성들을 조사한 결과 전통적으로 맥주나 화주를 즐기는 국가의 사망율은 높았으나 와인을 가장 많이 마시는 나라인 프랑스는 사망자수가 가장 적었다라는 연구 결과를 영국의 의학 전문지 랜싯(Lancet)에 발표한다.

거의 동시에 프랑스 역학자들의 연구에 의해 프랑스 인들은 포화지방을 많이 섭취함에도 불구하고 관상동맥질환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 이것을 계기로 “프렌치 패러독스(French paradox)”라는 개념이 등장하게 된다. 이후 1991년, 1995년 미국 CBS의 <60minutes>라는 프로그램에 와인과 건강의 상관관계에 대한 내용이 방영되자 와인 섭취와 심장질환 감소의 관계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더욱 깊어진다.

와인이 건강이 좋다는 속설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게 되는 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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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서적
와인 알고 마시면 두배로 즐겁다. (김준철(JC Wine School) 저, 세종서적 2003)
와인 (김준철(한국와인아카데미) 저, 벽산출판사 2003)
와인 다이어트 (로저 코더 저, 엘도라도 2008)

※“프렌치 파라독스는 통계적 착오이다”, “와인에 발암 물질이 있다” 는 등의 와인과 건강에 대한 논란은 아직 존재함을 밝혀 둔다. 와인에 발암 물질이 있다는 논란은 한번 다시 언급해 볼 생각이다.

연구된 바와 같이 레드 와인이 건강에 좋다고 알려졌고, 좀더 자세히 말하면 폴리페놀인 [footnote]폴리페놀의 일종인 프로시아니딘은 혈관벽과 내피세포를 튼튼히 해주고 혈전을 막아줌으로써 고혈압 및 심장질환 요인을 제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와인 및 초콜릿, 사과껍질 등에 함유되어 있다.[/footnote]프로시아니딘(procyanidin)이 와인에서 가장 핵심적인 건강 물질이라는 사실이 확인되었고, 심장질환, 치매, 진정 및 항우울 작용, 피부 미용, 다이어트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게 되었다.

하지만 와인이 암을 유발할 가능성, 두통, 시력감퇴, 당뇨, 비만 등 어려가지 건강에 이롭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에도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으며 중요한 것은 이런 연구 결과들이 와인만의 영향이 확실한 것인지 와인 섭취와 부합된 다른 영양 성분이나 혹은 변화된 생활 습관 때문인지에 대한 결론은 아직 확실치 않다고 생각되고 굳이 와인이 아니더라도 포도나 석류, 딸기 등 과일을 직접 섭취한다든지 호두 등 프로시아니딘 성분이 많이 함유된 음식물들이 섭취해도 될 것을 와인의 효능을 맹신하여 와인을 먹지 않았던 사람들까지 계속 먹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다시 말하면 ‘건강에 좋다고 해서 와인을 먹고 싶은데 어떤 와인을 먹어야 할지…’라고 고민하시는 분들은 바지 끄댕이를 붙잡고 말리고 싶다는 이야기이다.

“몸에 좋다 몸에 나쁘다” 라는 음식, 혹은 물질에 대한 과학적 실험과 언론을 통한 발표는 거의 매일 계속되는 것 같다.
(기업과의 결탁, 마케팅의 일종 등의 음모론적 이야기도 존재하고 실제 현장에서도 기관과 함께 과학적 컨텐츠를 제작하여 활용한다. 개인적인 이야기로, 전통주를 생산하는 국내 모 주류회사 관계자에게 와인이 터무니 없는 “건강”이라는 코드로 마케팅을 해서 국내 전통주 시장이 많이 죽었다.며 비판을 받기도 했는데 그거 내가 한것 아니라도 딱 잘라 말했다. 별 수 있나? 가늘고 길게 살려면 악을 보면 무릎을 꿇고 불의를 보면 용서를 구해야 하는 법!~ ㅎㅎ)

이들 발표의 공통점을 보면 소량을 꾸준히, 오랜 시간 섭취하라는 것이다.
아시다 싶이 마약도 필요한 분에게 적당량 섭취할 경우 약이 된다.

[footnote]《논어》<선진편(先進篇)〉에 나오는 말로, 자공(子貢)이 공자에게 “사(師:子張의 이름)와 상(商:子夏의 이름)은 어느 쪽이 어집니까?” 하고 묻자, 공자는 “사는 지나치고 상은 미치지 못한다”고 대답하였다. “그럼 사가 낫단 말씀입니까?” 하고 반문하자, 공자는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過猶不及)”고 말하였다.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의미로 많이 쓰인다.[/footnote]과유불급(過猶不及)!

過 : 지날 과
猶 : 오히려 유
不 : 아닐 불
及 : 미칠 급

과하면 독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와인마케팅을 하면서 느꼈던 여러 단상들과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이 블로그를 통해
가끔 긁적여보고 있습니다. 얼마나 자주 쓸 수 있을지, 습자지같은 지식과 미천한 경험들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장담 못합니다만
와인에 대해 쉽게 이해되도록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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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thoughts on “[송선생 와인라이프 3] 와인이 건강에 좋다고? 증거 있어?~

    • 부사장님! 보통 남성은 하루 한잔, 여성은 하루 반잔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즐거운 와인라이프 되셔요! 감사합니다!

  1. 와인은 몸에 좋은게 아닙니다. 상품성을 만들기 위해 만들어낸 말이죠. 일단 알코올은 인간의 40조의 뇌세포를 조금씩 녹게하는 성분이 있습니다. 소주와 맥주만 그런것이 아니라 와인 단 한잔만 마셔도 뇌세포의 일부는 녹는다고 합니다. 와인이라도 자주하게 되면 치매에 발생하는 확률이 훨씬 커진다는 연구발표가 있습니다.

    • 우선 몸에 좋다는 결과가 우세하긴 한 것 같아요. 그리고 알코올의 안좋은 점을 다른 성분(폴리페놀 등)이 상쇄시켜 상대적으로 몸에 좋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음식이란 좋은 성분이 있으면 나쁜 성분도 있기 마련이거든요. 좋은 성분을 성분 자체로 먹지 않는 이상 말이죠.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2. 저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산 할머니가 매일매일 와인을 마셨다는 얘기를 듣고 저도 와인을 조금씩 마시기 시작했는데요 몸이 좋아진 건 모르겠는데 밤에 숙면을 자게 된 좋은 점은 확실히 있는거 같습니다. ㅎ

    • 본문에 적어 놓았지만 건강을 위해 와인을 마시는 것은 개인적으로 추천해 드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와인이 의학적 효능이 일부 있으나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이죠. (실제 일부 병원에서 일부 환자에게 와인을 쓰긴 합니다만 맹신하지 않기를 바라는 맘입니다.) 꾸준히 소량을 드셔야 하는데 건강을 위해선 운동이 최고입니다. 숙면에도 운동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와인은 소위 이야기 하는 뒤끝이 좋지 않습니다. 과실주들 대부분이 뒤끝이 좋지 않죠.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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