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9일은 2001년 세계화장실기구(WTO)가 설립된 날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세계 화장실의 날’이다. 53개국의 151개 단체가 회원으로 가입한 세계화장실기구는 화장실의 위생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사람에게 밥 먹고 똥 싸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 살아간다는 것은 밥을 먹고 그 밥을 똥으로 만들어 배설하는 과정이라고 표현한다고 해도 지나칠 것은 없다. 그러나 똥과 오줌은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더러운 쓰레기 취급을 받는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은 화장실의 변기에 앉아 일을 보고 물을 내리고 나면 배설한 사실 자체를 잊고 싶어한다. [조선일보, 2008년 12월 06일, [이인식의 멋진 과학] 생사가 달린 화장실 중]

이전 회사 관리자 분들과 식사가 있었는데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우리 회사는 너무 영어 약자를 만들어서 남발하는 것 같다”라는 소재로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터져 나왔다. 다들 너무나 공감가던터라 정신 없이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나의 경우도 신입사원 시절에 약자의 뜻을 찾느랴 고생 많이 했던 기억이 난다. 해당 약자를 보고서에 사용한 찍새도 사실 원문이 뭔지 모르고 그냥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또한 혹시 마케팅 전문 용어 같기도 한 약자의 뜻을 몰라 고민고민하다 물어보면 그것도 모르냐는 식으로 무시하는 경우도 많다. 알고 보면 정말 별 것 아닌데 말이다.
(이후 난 송선생표 용어집을 만들어 신입사원들에게 배포하기도 한다. 아~ 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 흠흠…)

대부분 대기업들이 그렇듯이 내부 보고용 마케팅 전략 문서 등의 자료를 보면 공인된 선수라 하더라도 그 기업에서 같이 일해 본 사람들 아니면 알 수 없는 영어 약자들이 아주 많다.
예를 들어 실제 내가 문서 작성 시 RT라고 쓰는 단어는 Restaurant라는 유통 부문을 가리키는 약자이나 삼성그룹 등 다른 그룹에서는 RT라고 하면 RealTime이란 의미로 시간적 의미를 가진 약자로 쓰인다. 또한 행사 보고 시 즐겨썼던 WMD(Wine Maker’s Dinner)는 보통 다른 의미의 WMD(Weapons of Mass Destruction,대량살상무기)로 많이 쓰이는 등 그냥 모르고 넘어갈 경우에는 어처구니 없는 의미가 전달되기도 한다..

그러던 중 한 분께서 WTO가 어떤 기구인지, 어떤 약자인지 대뜸 물어 보시는데, 대부분 세계무역기구(World Trade Organization)정도로 알고 있어 ‘그런 기본적인 질문을 나에게?…날 무시 하남?’ 식의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으나 알고 보니, 그 분이 이야기한 WTO는 [footnote]전세계 인구에 현대식 화장실 문화를 보급하기 위한 기구로, 2001년 11월 19일 창립 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개막됐다.
이날 개막된 WTO회담에는 전세계 17개국 대표가 참석, 화장실 설계, 공공교육 등 화장실 전반에 관한 문제를 폭넓게 논의하고 싱가포르내 선진화된 화장실들도 둘러보았다.
이후 WTO는 세계화장실 정상회담을 서울, 타이페이, 베이징 등에서 매년 개최하고 있다.[네이버 용어사전][/footnote]세계화장실기구(World Toilet Organisation)였던 것이다.

실제 그런단체가 있는지 궁금하여 집에 와서 조사 해보니 이 단체는 전 세계의 화장실 문화를 개선하는 운동을 주도하는 기구로 현재 두산 그룹 사외 이사이신 제프리 존스 전 주한 미국상공회의소장이 세계화장실기구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었다.

이 기구에 따르면 한 사람이 일년에 화장실을 찾는 횟수는 약 2,500번 라고 하며 Kotra 2005년 모 자료에는  제대로 된 화장실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의 비중은 22%라고 한다. 인류의 보건 위생과 삶의 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위해선 우리가 크게 신경쓰지 않는 깨끗한 화장실 만들기의 필요성이 절실히 필요하며, 이런 소중한 일들을 주도하는 단체임을 알게 된 후 그냥 웃고 넘겨 버릴 하찮은 단체가 아님을 알게 되었고 속으로 조롱했던 자신에 대해 반성아닌 반성을 하게 되었다.

나에게는 항상 이름과 겉 포장으로 사람과 단체를 판단하는 나쁜 버릇이 아직 많이 남아 있구나…
참 세상에는 조용히… 하기 힘든 일들은 해 나아가는 단체와 사람이 많구나… 

참고로 본 글을 작성하면서
‘우리가 화잘싱에서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라는 궁금증을 해소하기위해 찾다 알게된 잡다한 자료입니다.

<숫자로 보는 놀라운 세상>이라는 자료에 의하면,
평생 동안 화장실에서 보내는 시간은 3년,
평생 동안 목욕하는데 사용하는 시간은 2년,
평생 동안 잃어버린 물건을 찾는데 쓰는 시간 1년,
신호등 앞에서 기다리는데 6개월,
광고를 보고 우편물을 열어보는데 8개월,
줄서서 기다리는데 5년의 시간을 쓴다고 합니다.

<연합뉴스>에 의하면,
스위스 사람들을 기준으로 수다를 떠는 시간 12년,
전화로 소비하는 시간 2년,
텔레비전 앞에 있는 시간 12년,
잠자는데 쓰는 시간 25-30년 사용하고 있습니다.
 
몇일 전에서 ‘시간은 생명과 같다’ 라는 글을 포스팅 했지만…
역시 시간…잘써야 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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