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위기관리] 텍스트 커뮤니케이션의 특징을 이해해야…(광진경찰서 ‘여대생 속옷 탈의 논란’ 사례)

 

지난 6월 14일 13시 49분, 한국대학생연합(이하 한대련, http://www.upschool.net)이 홈페이지에 발표한 “반값 등록금 촛불집회 연행자들에 대한 경찰서 내에서의 강압적 수사 및 심각한 인권 침해 사례 모음”내용 중 광진경찰서 내 연행자들에 대한 조사과정에서 여학생들의 성적 수치심을 유발했다는 내용이 외부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며 2011년 2월 8일 첫 게시물 이후 6월 14일까지 54개의 게시물밖에 없었던 광진경찰서 자유게시판은 이번 사건과 관련된 200여 개의 항의 게시물이 쏟아졌고 트위터는 6월 14일 오후 5시경부터 트위터가 제공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모두 집계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항의 글들이 초단위로 올라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느꼈던 인사이트를 온라인, 소셜 미디어 위기 관리 차원에서 정리해 봅니다.
(노파심에서 말씀 드리지만 어떠한 정치적 관점에서 논하고자 하는 글이 아님을 알려 드립니다.)

먼저 해당 이슈 확산은 아래와 같은 흐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시간은 1~2시간 정도 오차는 있을 수 있으며 기사 검색은 네이버 검색 기준입니다.)

  1. 6월 14일 13시 49분, 한국대학생연합 홈페이지에 “반값 등록금 촛불집회 연행자들에 대한 경찰서 내에서의 강압적 수사 및 심각한 인권 침해 사례 모음”이 등록됨.
  2. 6월 14일, 16시 27분, 온라인 미디어인 휴먼 경제를 통해 광진경찰서 사례의 타이틀로 기사화 됨. “경찰, 촛불 여대생들에게 “브레지어 벗어”
  3. 6월 14일, 오후 5시경 부터 휴먼 경제의 기사 URL이 트위터를 통해 확산되기 시작함. 또한 광진 경찰서의 자유게시판에 항의 글들이 등록되기 시작함.
  4. 6월 14일, 오후 6시경 부터 트위터 상에 광진경찰서장 홍영화 서장의 사진과 광진경찰서의 전화번호가 공개되면서 여자 서장이 이슈의 중심으로 자리잡기 시작함.
  5. 6월 15일 새벽 1시경, 광진경찰서는 홈페이지 공지게시판을 통해 홍영화 서장 명의로 “사실은 이렇습니다 (연행된 여학생 인권침해 관련)” 해명문을 발표
  6. 6월 15일 오전까지 민중의 소리, 서울 신문 외 해당 이슈에 대한 언론들의 언급은 없음.
  7. 6월 15일 오전 9시 38분, 위키트리를 통해 광진경찰처 해명글이 게재된 후 트위터를 통해 해당 이슈가 다시 급속히 확산됨. “광진경찰서 ‘브래지어 탈의’논란 해명글”
  8. 6월 15일 오후 4시, 서울지방경찰청에서 홍영화 광진경찰서장과 오세찬 광진수사과장이 촛불집회 연행자 ‘반인권 수사’ 해명 기자회견을 진행함. 연합뉴스 <경찰-한대련 이틀째 ‘속옷탈의’ 공방>
  9. 6월 15일, 사이버 경찰정 홈페이지에 해명글 게시. “휴면경제, 트위터「 경찰, 촛불 여대생들에게 “브레지어 벗어”」(6.14)관련 사실은 이렇습니다”
  10. 6월 15일 오후 4시 49분, 서울지방경찰청 홈페이지에 해명글 게시. “한대련 홈페이지 게시글 관련 해명”
  11. 6월 16일, 경찰은 인권위에 해당 사안에 대한 조사를 의뢰 함. 이후 세부적인 사안에 대해 진실 공방 진행.
  12. 6월 17일, 해당 여학생의 실명이 서울지방경찰청 홈페이지에 노출되어 재 논란.

    ※6월 14일(화) 뉴스 1건, 6월 15일(수) 뉴스 31건, 6월 16일(목) 뉴스 35건, 6월 17일(금) 뉴스 10건, 6월 18일(토) 뉴스 0건…

  • 최초 한대련의 발표 자료를 보면 광진경찰서의 이슈는 “경찰 반인권적 수사”를 규탄하는 많은 내용 중 하나였으나 이후 휴먼 경제의 “경찰, 촛불 여대생들에게 “브래지어 벗어””기사가 트윗 된 후, 그리고 여성 경찰 서장이란 이슈와 맞물리면서 급격히 이슈가 확산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이슈 확산은 디테일에서 큰 주제로 옮겨가는 성향이 강하며 소셜 미디어 또한 이러한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디테일과 디테일이 쏟아지는 경우에 함께 디테일하게 커뮤니케이션 한다면 이슈에 또 다른 이슈가 맞물리며 봇물 터지듯 혼란을 가져올 수 밖에 없습니다.
  • 이번 이슈는 광진경찰서의 해명 이후 경찰의 원칙과 대중들의 감정 충돌로 프레임이 만들어 졌는데 그 원칙이 누구를 위한 원칙이었냐?가 이번 커뮤니케이션에서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원칙은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되었을 때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으며 그것이 무너진 상태에서 강조되는 원칙은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원칙이 무너질 때는 항상 디테일한 부분에서 무너질 가능성이 높을 수 밖에 없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 텍스트 커뮤니케이션으로 진행되는 소셜 미디어에서 이슈 확산의 특징은 대중들이 전체적인 문맥을 이해하기 보다 단어 단어 자체로 이해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을 중요하게 인식해야 합니다. 경찰은 원칙을 지켰다는, 그들이 주장하는 “본질”을 강조하지만 대중은 경찰이 원했던 본질이 아닌 “브레지어”, “벗어” 등의 수치심에 방점을 찍어 커뮤니케이션이 평행선을 이룰 수 밖에 없는 구조의 원인도 많은 부분이 위의 맥락과 이어져 있습니다. (가끔 소셜 미디어상에서의 개인적 논쟁도 “본질이 중요하지 그게 뭐가 중요하냐?”라는 식으로 흘려가는 경우들이 있는데 본인이 커뮤니케이션 했던 단어 단어를 다시 한번 하나 하나 분리해 보면 왜 그랬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소셜 미디어를 통해 대중들과 텍스트로 커뮤니케이션할 때는 전체적으론 보다 간결하고 세부적으론 부정적 단어 혹은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단어를 최대한 완화해서 취사 선택하는 것이 좀더 원하는 뜻을 전달하는데 용이하다 보여집니다. 수정이 가능할지 모르지만 딱딱한 보고서 형식으로 구성된 경찰 내부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문구와 단어 어휘들도 소셜 미디어상에서 대중들과 커뮤니케이션 하기에는 좀 괴리가 있어 보입니다.

  • 이슈 초반에 논란이었던 7명이 전원 다 해당된다. 한 명뿐이다 등의 숫자의 싸움은 민감한 이슈에서 큰 의미 없습니다. 수십, 수백, 수 천명 중의 한 두 명이라든지 수 십만 분의 일의 확률이라 이야기 해도 그 확률에 해당되는 사람에겐 결국 100%의 확률이며, 기업과 조직에겐 아주 사소한 문제라 생각해도 직간접 이해관계자에겐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드릴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 광진경찰서의 해명은 6월 16일 오전 위키트리(www.wikitree.co.kr)가 트위터에 올리면서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기업과 조직의 소셜 미디어 이슈 관리에서 위키트리의 영향력과 역할을 이해해야 하고 주의 싶게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 조금은 마이너한 부분이지만 이번 이슈 또한 직접 광진경찰서에 전화를 해서 전화 결과를 트윗하는 대중들이 있었습니다. 기업과 조직에 위기가 발생했을 경우 대중들이 직접 기업으로 전화를 해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과정에서의 오류가 또 다른 위기를 만드는 사례들도 종종 있습니다. 이런 콜에 대비한 일원화된 채널과 똑같은 메시지 공유 혹은 또 다른 대응 방안 또한 필요하다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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