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AOL 고객 서비스 사례? 하나은행의 블로거 대응 사례…

 

『링크의 경제학(The New Influencers)』 을 읽어보면 책 도입부에 “빈센트 페라리”와 AOL간 사용계약 해지 건을 두고 일어난 던 일화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AOL의 상담원들은 고객들의 계약 해지 요청을 들어 주지 않도록 철저하게 교육을 받았고 페라리는 이런 AOL 상담원과의 전화 내용을 별 생각 없이 녹음을 합니다. 페라리에 대한 상담원의 집요한 설득은 5분 동안 계속되었으며 이후 3분을 더 통화하면서 그 사이 페라리는 15차례나 계약 해지를 요구 했지만 묵살당하고 맙니다. 이후 상담원은 페라리의 아버지와 통화하겠다고 요구하기에 이르는데 30세의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메뉴얼대로 아버지와 통화를 시도한 그 상담원의 황당한 행동과 함께 녹음한 통화 내용 화일을 페라리 자신의 블로그에 “AOL이나 다른 회사와의 계약 해지 이야기에 관심 있는 분 없나요?”란 제목으로 포스팅을 하게 됩니다.

곧이어 이 콘텐츠는 자생력을 얻으며 인터넷에 떠돌게 되고 급기야 오프라인 미디어인 <뉴욕타임즈>에 게재된 후 CNBC의 <투데이쇼>에 녹음 내용이 방영되기에 이릅니다. 이어서 A급 블로그를 비롯한 수 천개의 블로그와 웹사이트에 퍼져갔으며, 결국 AOL은 계약 해지 고객에 대한 부당한 조치를 중지하겠다는 항복 선언을 하게 됩니다.

한 명의 블로거로 인해 발생된 이 일련의 과정들이 AOL에게는 아마 역사상 가장 끔직한 순간이었겠죠.

1. 한번도 실망한적 없이 꼭 하루에 한번 이상 웃음을 선사해 주시는 rince님이라는 블로거가 계십니다. 
RSS 가입자수가 1,000명이 넘는, 이른바 영향력이 높은 블로거입니다. 
URL : http://www.i-rince.com/

2. rince님은 2009년 02월 18일, 구글수표 매입을 위해 찾아갔던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case를 비교하면서 “국민은행의 친절함과 상세한 설명에 대한 감사함”에 대해, “하나은행의 고객에 대한 배려 없이, 기준 없어 보이는 행위”에 대한 불쾌함에 대해 “구글수표 매입 : 유쾌하거나 혹은 불쾌하거나 – 국민은행 vs 하나은행” 라는 제목의 포스팅을 합니다. 특히 rince님은 과거 국민은행의 불친절함에 주 거래은행을 하나은행으로 바꾼 경험도 있던 분입니다.

3. 지금까지는 별다른 큰 이슈 없이 하나은행에 대한 한 블로거의 클레임 제기 수준이었다 생각되는데 이후 해당 글에 익명의 댓글로 달린 글 하나가 잔잔한 파문(?)을 일으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설마 하며 rince님은 whois에서 글쓴이의 IP를 검색하게 되었고, 그 결과 하나은행 IP임을 알게 된 후 2009년 02월 19일, “고객을 나무라는 “하나은행”“ 이라는 제목의 포스팅을 합니다.

4. 2009년 02월 27일, rince님은 하나은행 고객 센터에서 유감 표명 형식의 메일이 왔으며, 이를 2009년 03월 04일, “하나은행이 유감표명을 해 왔습니다” 라는 제목으로 포스팅을 합니다.

”당행 연수원 휴게실에 비치된 PC로 접속한 당일 연수자가(추정) 고객님의 블로그 게시물에 대해 사적인 견해를 표시한 것으로 보이나 이로 인해 고객님께 불편을 드린 점 깊이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직원들의 인터넷상 게시물 작성, 댓글 행위 등 일정부분 제한토록 조치할 예정입니다.” 라는 내용의 유감 표명입니다.

……

농심 관계자에게는 다시 한번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해서 죄송하지만 작년 조중동 불매 운동시 한참 온라인상에서 뭇매를 맞아 그로기 상태까지 몰렸던 농심의 case를 찬찬히 살펴보면, 많은 분들이 아시다싶이 농심의 홍보팀 모 대리가 직원 임을 숨기고 댓글을 달았다가, 그리고 농심의 고객 센터 직원의 “그러나 조중동은 계속 발전할 것이다”라는 개인적 견해(?)로 인해 농심 창사 최대의 위기를 맞았던 사례로 하나 은행 관계자들이 다시 한번 곱씹어 생각해 볼 문제인 듯 싶습니다.

살펴보면 굉장히 dry하고 조기에 종결될 일을 저 같은 소인도 관련 글을 포스팅 할 만큼 키워(?)놓았으니 향후 어떠한 대응으로 마무리 할 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확실한 것은,
1. 이제 새벽, 저녁에 일간지 위주의 기사 모니터링, 클리핑 뿐만 아니라 어쩌면 24시간 온라인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한 온라인 타겟 대상의 신속한 대응 메뉴얼과 훈련들이 기업에게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생각되며,
2. 블로그를 위시로 한 소셜미디어 환경의 급격한 확산은 기업에게 큰 기회임과 동시에 큰 위험 요소임은 분명히 인지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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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thoughts on “한국판 AOL 고객 서비스 사례? 하나은행의 블로거 대응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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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거 A급 유머인데요. 정말 있었던 일이라니..ㅎㅎ
    상담원이 거의 집착 수준이네요. 정신병리학적인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대화내용도 그렇고..
    정말 언제부터인가 책임지지 않는 사회가 되어버린 것 같아 씁쓸합니다.

    • 저정도는 아니지만 우리네 인터넷 통신, 신용카드 등 해지시에도 상담원분들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들도 메뉴얼대로 움직이긴 매한가지죠. 그걸 또 역이용해서 솔솔찬게 경품을 얻어오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이 고객이 해지의사가 강하다고 보는 시점부터는 선심성 물량공세가 투입되거든요…감사합니다. 🙂

  3. 송선생님의 맨 마지막 두 가지 의견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향후 기업은 온라인 위기관리에 대한 철학과 시스템이 필요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고 자체적으로 전문인력을 양성해야하거나 혹은 전문적으로 이를 대행해 줄 외부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리라 봅니다. 또한 소셜미디어가 블로거들의 비판창구가 되는 것을 우려해 선뜻 기업블로그를 운영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기업들도.. ‘기회’와 ‘위험’을 동시에 새로운 기회로 승화시켜야 할 도전에 직면하게 되리라 조심스레 예측해 봅니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이 가능하려면 예산과 시간이란 연료가 필요하겠지만 말입니다. 연료가 없으면 차가 앞으로 나가지 않으리란걸 우린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건승 하시길 바라며 조만간 조우를 또 한번 기대해 봅니다. 🙂

  4. 위 은행의 사례는 뭐 그런 거창한 매뉴얼이나 훈련이 필요하다기 보다는…회사PC의 사적이용금지 원칙하나만 잘 공유하면 될 듯 한데요. 🙂 사실…

    • 넵~ 부사장님 말씀대로 회사PC의 사적이용금지 원칙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요즘 왠만한 기업들은 메신저는 기본이고 쇼핑몰 등을 비롯하여 IT부서나 전산팀에서 등록한 사이트들은 죄다 연결할 수가 없도록 시스템적으로 막아놓고 있어 이런 시스템들의 적용과 더불러 여러 사례들을 바탕으로 원칙에 대한 교육을 병행해 나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욱~ 하는 친구들이 조직내 하나 둘 발생 할 수 있으니 그 이후 모니터링하고 매끄럽게 대처하는 훈련도 필요하다 사료됩니다.

      “본드 마시지 마라”라는 교육 비디오를 보고 친구들과 뒷산에 가서 본드를 처음 한 경험이 생각납니다. 🙂 하지마라 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이런 …. 흑흑 감사합니다! 🙂

  5. 글에 오류가 있는듯 합니다.
    전 사실 고백하자면….

    “영향력 있는 블로거”는 아닙니다. ^^;;;;;;
    ㅎㅎ

    그저 갈수록 삭막해지는 세상살이 속에서 하루 한번의 웃음을 나누고 싶은 블로거 일 뿐 이랍니다. 이렇게 깔끔히 정리해주시고 의견 개진해주셔서 감사드리구요.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이런 관심들이 모여 고객을 바라보는 기업들의 시선이 조금은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더불어 이 글이 저한테도 큰 위로가 되네요. 고맙습니다. ^^

    변방의 블로거 – rince ^^

    • rince님!~ 수정하겠습니다. “최소한 저에게 영향력 있는 블로거” 로… 🙂 정말 재미있게 보고 있거든요.

      이 자리를 빌어 rince님의 수고스러운 시간이 『해피데이타』가 되어 음침한 지하 터널의 거미줄 같은 랜선을 타고 멀리 용산구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란 고민에 찌든 한 영혼에게 매일 단비를 내려주심에 감사드립니다.

      기업들이 PR, 광고 등 마케팅 활동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뿜어내는 메시지가 100% 현실화 되는 그날을 함께 기원해 봅니다. 저도 일조하면서…
      먼길 직접 방문하심에 감사합니다! 멀리 몬나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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