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네 선정 "2009 꼬매고 싶은 입"... 말과 글은 인격 | 2010/01/03 19:17

/ column

언니네트워크에서 매년 선정하고 있는 ‘꼬매고 싶은 입’, 2009년에도 어김없이 선정하였습니다. 선정된 분들과 몇몇 후보 분들의 발언에서 얻을 수 있는 insight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재봉틀상 - 이명박 대통령
저출산을 국가적 위기라 언급하며, “자아실현도 좋지만, 아이를 낳는 행복감을 모르기 때문”, “어려울 때 일수록 빨리 결혼해야”('아이낳기좋은세상 운동본부' 출범식 격려사),
“급할 때 엄마를 찾듯, 나라가 어려울수록 여성들이”(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여성계 신년인사회)

대바늘상 - 홍광식 민주당 서울시의원
“양성평등 한다며 좀 저속한 말로 하면 개판 됐어. 여성들이 애도 안 낳고 이혼을 하고 남편 말도 안 듣고 가정도 안 돌보고”(2009년 6월 26일 보건복지위원회 여성가족정책관 2008년도 결산심사 중)
베트남 여성들이 정직하고 부지런하며 아이를 많이 낳는다며 “(베트남에서) 좋은 사람을 수입해 와 가지고, 또 우리나라 거친 여자들, 자꾸 이혼하려는 사람들은 수출도 하고, 우리나라 저출산도 좀 보강시키면”

본드상 - 박범훈 중앙대 총장
<풍류를 알면 정치를 잘한다>는 주제로 강의를 하는 중 소리꾼으로 출연한 여학생을 가리키며, "요렇게 생긴 토종이 애기 잘 낳고 살림 잘하는 스타일이죠. 이제 음식도 바뀌고 해서 요즘엔 키가 큰데 이쪽이 토종이고, 우리 때와 음식이 달라 길쭉해지고 했는데 사실 (조그만게) 감칠맛이 있습니다. 이렇게 조그만데 매력이 있고, 시간상 제가 자세하게 여러가지 내용을 설명 못 드리겠는데..." (이명박 정부 출범 1주년 기념 초청강연회)

후보 - 장광근 (한나라당 사무총장)
정부가 ‘4대강 살리기’ 정책 홍보를 위해 극작용 광고로 제작한 ‘대한 늬우스’가 (강)물 관리를 (여성)물 관리로 빗대는 여성비하적 표현으로 상영중단을 요구하자 "이런 패러디에 대해서는 좀 웃고 넘어가는 것이 '여백의 정치'라며 "그저 물고 뜯고 폄하해서 정권을 끌어내리려 하는 민주당은 소아적 발상을 버려야 할 때"라고…

후보 - 강희락 (경찰청장)
4월 30일 '경찰 기강 확립, 비리 척결 대책' 발표 후 기자간담회에서 청와대 행정관 성 접대 의혹을 두고 "성매매 문제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 ”기자들 여기서도 조심해야 한다. 재수 없으면 걸린다"면서 "나도 여기 공보관 하면서 접대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공보관 끝나고 미국에 연수 준비하면서 기자들이 세게 한 번 사라고 해서 기자들 데리고 2차를 가는데, 모텔에서 기자들 열쇠 나눠주면서 '내가 참, 이 나이에 이런 거 하게 생겼나' 별 생각이 다 들더라"고 말했다.

후보 - 모 경찰관 (강남경찰서)
성추행을 당해 경찰에 고소한 피해자에게 경찰관이 "예쁜 게 원죄", “남자가 좋아하는 마음에 키스를 한 것이고, 여자는 오히려 키스를 안 해주면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 않느냐. 남자와 여자의 마음이 다른 것으로 이해하면 되지 않겠느냐.”며 합의를 종용.

후보 - 정홍수 (여수 ‘읍면동 전통 민속놀이 한마당’ 추진 위원장)
"전통 민속놀이는 나이 많은 사람들이 하는 게 진짜 민속놀이"라 "제 이삼십대 어린 젊은 '계집'들이 상쇠(농악대 총지휘자)라고 나와서 전통 민속놀이라고 하니 되겠냐"고 심사평을 발표

후보 - 조목사 (서초동 인근 해외선교단체 T개발원 대표목사)
조목사는 피해여성들을 교회 사무실이나 모텔로 데려가 “하느님의 뜻으로 나와 성관계를 가져야 한다" "나와 성관계를 가지면 모든 죄가 사라진다"며 여신도들을 상습적으로 성폭행

  • 아직도 본인의 발언에 뭐가 문제가 있냐며 항변하는 분들, 분명히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 이유는 보편 타당한 상식의 정의와 상식의 눈 높이가 다르기 때문이라 판단됩니다. 당사자와 대중간의 상식의 정의와 눈높이 말입니다. 대부분 일상의 커뮤니케이션 오류 또한 상대방과 상식의 정의가 다르기에 발생하곤 합니다.

  • 발언 후 ‘아차’ 싶은 분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자기 커뮤니케이션 습관의 덫에 빠진 것이죠. 한 걸음 물러서서 자기 자신의 습관을 냉철하게 확인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 이분들의 발언을 곱씹어 보자니 그 시대상을 반영해 주는 듯 합니다. 허나 오디언스는 해당 시대 사람만이 아님을 명심해야 합니다.

  • 역지사지 하는 듯 하지만 모두들 고집 있고 주관(소신)이 뚜렷한 분들입니다. 이런 분들이 언론과의 인터뷰 시 화제를 몰고 올 가능성이 높은 부류입니다. 당연히 주관과 소신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은 모두 달라도 최소한 공직자, 정치인의 경우 원칙과 신뢰는 지켜져야 하겠죠.

  • 부인이(여자친구가) 이해하면, 가족이 이해하면, 친구가 이해하면 모두 다 이해해 줄 것이라 생각하며 일반화시켜 이야기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일반화야 모두 성급하다지만 이건 정말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입니다. 그것을 이해해 주는 부인이, 가족이, 친구가 특이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 사적인 이야기를 공적인 자리에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대중들은 ‘어떻게 저런 이야기를 저 자리에서 할까?’라고 이야기 하지만 발언 당사자가 사적인 자리와 공적인 자리를 분별할 능력이 없거나 어디서나 무용담 하기 좋아하는 스타일인 경우가 많습니다. (무용담의 80% 이상은 술, 이성, 군대, 학교 등과 관련된 것이죠.) 공직자, 공인의 모든 활동은 사적일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하며 본인의 입으로 내뱉은 본인의 무용담은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 비유 역시 잘 해야 합니다. 이는 시의적절하게 구사했을 경우 대중들이 큰 감흥을 받는 명언이 될 수 있을 만큼 강력합니다만, 오디언스의 비위가 상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비유는 적절하게 사용되지 못하면 오히려 자신의 정신적 빈곤만을 자랑하는 격이 되므로 유의해야 합니다. 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어설픈 비유보다 정확한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차라리 정직하고 담백한 말들이 효과적입니다.

  • 농담인지 진담일지 알 수 없는 성의 없는 이야기들도 눈에 띕니다. 이 경우 실제 문제가 되면 농담인 듯 빠져나가려는 스타일도 있습니다. 유머가 숨 막히는 사회의 활력소임은 분명하지만 상대방의 심기를 건들이면 치명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 오디언스에 대한 애정만 있었더라도 절대 할 수 없는 이야기들도 있군요.

말과 글은 그 사람의 인격을 표현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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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거 재미있네요. 하지만 추위는 가시지 않습니다 ㄷㄷ

    • 송동현 2010/01/04 22:24 댓글주소수정/삭제

      수령님을 어찌하면 따뜻하게 해 드릴 수 있을까요? :) 새해 복 많이 만드세요~

  2. 이렇게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중요성을 이야기 해도 현장에서는 커뮤니케이션이 그냥 하나의 부차적인 것인양 폄하하는 분들을 보게되거든요. 진짜 커뮤니케이션이 부차적인 것일까요...

    • 송동현 2010/01/05 16:40 댓글주소수정/삭제

      커뮤니케이션으로 시작해서 커뮤니케이션으로 끝나는게 인간관계이자 대중들과의 교감이라 생각듭니다.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과도한 자신감과 자만심이 문제인 한 축인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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