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맥도널드”와 “던킨”측에서 커피 관련 보도자료를 동시에 배포했나 봅니다.
일부 언론은 단독으로, 일부 언론은 “저가 커피 전쟁” 등의 야마로 묶어 기사화하고 있습니다.
불황이 깊어지면서 국내에서도 스타벅스와 커피빈 등 정통 커피 브랜드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SPC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도넛 전문 브랜드 던킨도너츠는 불황기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자사의 `오리지널' 커피 가격을 2천200원에서 1천900원으로 낮춘다고 3일 밝혔다...(중략)
한국맥도날드는 지난 1월 에스프레소 커피브랜드 `맥카페(McCafe)'를 론칭한 이후 20여일간의 커피 매출을 집계한 결과 작년 동기 대비 약 62% 증가했다고 3일 밝혔다.
연합뉴스, 기사입력 2009.02.03 10:47
『별다방.콩다방 위협하는 `저가 커피'』 기사 중 일부
"별도 콩도 잊어라" 라는 카피로 무장한 맥카페(McCafe)의 도발적인 광고로 '커피전쟁'이 시작 되었는데요.
던킨 담당자분이 들으면 어떠실 지 모르겠지만,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번다"고 하던가요?
저가 커피 이슈에 가격 인하로 슬쩍 무혈 입성하는 듯한 모습니다. 우린 맥카페보다 무려 100원이나 더 저렴하다는 가격 차별화를 위시해서 말이죠.
일단 우리나라에선 김치, 간장, 된장 등의 고유 식품 외에 커피, 와인 등 고향이 해외인 친구들은 맛이 일정 기준치에 부합된다고 생각되면 맛에 포커스를 두기 보단 철저히 브랜딩을 해야 합니다.(비단 식품 분야 뿐만은 아니겠지만) “마케팅은 제품의 싸움이기 보다 인식의 싸움”이기 때문입니다.
맥카페는 ‘커피도 스마트 초이스(Smart Choice) 하세요’라는 캠페인을 통해 가격과 상관 없이 향과 맛으로 커피를 선택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지만 실제로 소비자를 실험대에 올려 ‘커피의 가격과 맛의 상관관계는 없다’라는 내재된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여 소비자의 머리 속에 굳건히 또아리를 틀고 있는 일반적 인식이 틀렸다!라고 말합니다.
일부 소비자들은 ‘감히 오만하게 소비자를 가르치려 해?’ 라며 본인의 인식 오류를 인정하지 못하고 ‘된장녀 논란’ 등 갖가지 화제를 뿌리기도 하였지만, 커피시장에 주된 이슈를 생성하고 선점하였고 그 중심을 주도하면서 일단 성공적인 런칭을 했다고 봅니다.
맥카페의 선전포고로 촉발된 이 전쟁에서 각각 ‘별다방’, ‘콩다방’ 이라는 애칭으로 불릴 정도로 시장을 양분하며 독과점하고 있던 스타벅스와 커피빈이 만약 가격을 인하하거나 저가 커피 신제품을 출시한다면 이 전쟁은 맥카페의 KO승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국내 상표의 브랜드들이 가격 공세로 약진하면서 입지가 흔들렸는데 거기에다 심각한 경기불황까지 겹쳐 소비자의 제품 가격에 대한 인식과 구매 영향력이 높아지는 시장상황에서 선택은 폭은 그리 많아 보이진 않습니다. 와해될 것인지 상처를 추스리고 본격적인 반격에 나설지 주목해보면 재미있을 듯 합니다.

시장에서 이제 막 태어난 브랜드가 1등이 되기 위해 현재 1등 브랜드를 공격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이럴 경우 1등은 되지 못하더라도 시장에 진입하자마자 큰 이슈를 만들며 인지도를 높이고 단번에 상위권 리딩 브랜드로 올라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1등 브랜드 입장에서는 맞대응 하자니 괜히 이슈화의 희생양이 되면서 손해 보는 느낌이고 그냥 있자니 난감할 수 있습니다. 요즘 현대 자동차의 제네시스가 미국 시장에서 BMW나 도요타를 상대로 도발적인 시비(?)를 걸고 있는 경우 등이 좋은 예가 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1등을 완벽한 전략 없이 쉽게 생각하고 함부로 공격했다가 그냥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 있다는 것도 명심해야 합니다.
......
1등을 무너뜨린 마케팅 사례 중 가장 많이 알고 계신 OB vs HITE 이야기는 이제 지겨우시죠?
그 당시 HITE라는 신제품이 출시 했을 때, OB의 최대 약점은 “자.만.심.”이였습니다. 맥주시장 부동의 1위, 전 국민들의 맥주 OB… 그 당시 영업 사원들은 이른바 사우나 영업, 콜센터 영업을 구사 했었다고 전해지는데요. 외근을 가는 것이 아니라 사우나에서, 사무실에서 전화로 오더를 받는 수준인 것입니다. 도매상과 소매상은 물건은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에 가능한 영업형태죠.
위 영상은 하이트 출시 초기 광고 입니다. 맥주 성분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물”을 차별화 포인트로 삼아 OB를 지속적으로 공격합니다. 이때도 “지하 150m”가 맞냐? 암반수가 맞냐? 등이 크게 이슈화 되었었고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던 맥주의 물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데 성공합니다. OB는 제대로 된 반격 한번 하지 못하다 모기업의 낙동강 페놀사건까지 겹쳐 반 고사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이후 OB는 1위 자리를 내어주었고 HITE의 조선맥주는 회사 이름까지 HITE로 바꾸고 진로 소주까지 인수하면서 거대 기업으로 변모하며 주류 시장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수년이 흘러 현재 두산이 다시 물을 차별화 한 “처음처럼”으로 HITE가 인수한 기업인 진로의 “참이슬”을 공격하는 것을 보면 “역사는 되풀이 된다”라는 말은 마케팅에서도 적용되나 봅니다.
※“처음처럼”과 “참이슬”의 싸움은 주인이 바뀐 상태에서 제2라운드로 넘어가고 있는 현재 진행형의 형태라 뭐라 단정하긴 힘들지만 영업력의 뒷받침 없이 마케팅력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으며 장기적인 플랜을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물고 늘어질 수 있는 체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애초에 몸값 높이기였다는 의심도 사고 있긴 합니다.
사실 이번 맥카페(McCafe)가 시도한 형태의 마케팅 기법은 과거 코카콜라 vs 펩시콜라 구도의 콜라시장에서 펩시가 코카콜라를 공격했던 사례가 시초입니다. 소비자의 눈을 가리고 맛있는 콜라를 선택하게 했는데 어차피 펩시 입장에선 손해보지 않고 코카콜라의 충성고객들을 교란시킬 수 있었습니다. 펩시는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였지만 코카콜라를 추월하지는 못했죠. 이 마케팅 사례도 지겹도록 거론되는 사례입니다. 모두들 한번 해보고 싶지만 선뜻 할 수 없었던 것을 맥카페는 과감히 진행했던 것입니다. 항상 생각으로만, 말로만 ‘아! 나도…우리도 저거 기획 했는데, 생각했는데, 저거 옛날에 다 했던 거야, 저거 되겠어?…”라고 했을 때 “좋아 해보자!”라며 과감히 공격적으로 진행한 것이 주효했던 것입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1등 죽이기 전략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하고 마칠까 합니다. (죽이기?…좀 잔인한가요? 파괴, 괴멸?..이것도 좀..)
1)탐색
정면 돌파로 1등을 이기는 것은 매우 힘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장 추이를 지속적으로 살피며 공격 포인트와 타이밍을 찾는 리서치 작업이 중요합니다. 기본 중에 기본이지요.
2)상대 약점을 나의 강점으로
이때 품질로 정면 승부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획기적인 신기술이 아니라면 소비자는 대부분 그 차이를 알지 못하며 또한 그 차이를 안다고 해도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이 경우 1등이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강점을 역으로 단점으로 공략하는 방법이 주효할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1등은 뒤를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가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그 자만심을 기반으로 한 구조적인 약점이 조직 안에 암세포처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죠. 치사할 지 모르지만 내부 갈등을 유발시키는 전략도 아주 유효합니다.
3) 철저한 시나리오
핵심적인 약점 외에 2-3개의 약점을 포인트로 몇 개의 전략 시나리오가 상세히 준비되어야 합니다. 쨉도 있고 스트레이트, 어퍼컷도 있어야 하며 결정타도 반드시 준비해야겠지요. 상대편의 대응도 예측한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하며 공격 D-Day 전날까지 수정과 검증을 거치며 보안에 유의해야 합니다.
4)속전속결
옛날 징기스칸의 군대는 말의 피(이것이 지금의 선지입니다.)를 빨아 먹으며 기습공격하고 적을 끝까지 추격하여 말살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일단 1등의 약점을 공격하기로 했다면 기습공격으로 치명상을 입혀야 합니다. 가벼운 찰과상 후에 일어난 1등 브랜드의 보복에 무참히 당할 수 있습니다. 또한 끝까지 물고 늘어진다는 집념과 체력, 총알도 수반되어야 합니다.
("찰과상" 하니 옛날 단기사병에 대한 유머가 생각하네요...단기사병의 여러가지 임무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전쟁 시 10명이 한팀이 되어 적진 깊숙히 침투하여 적 1명에게 가벼운 찰과상을 입힌 후 장열히 전사한다?...앗..죄송합니다.)
……
마케팅 기획을 할 때 소비자들의 구매 형태를 이분법적으로 나누어 “이성적 구매”, “감성적 구매”로 설명하곤 하는데 그건 그렇다 치고(^_^;) 개인적으로 풀리지 않는 건 과연 실제로 ‘소비자들의 구매 형태 중 이성적 구매가 존재하는 것인가? 모두 감성적 구매 아닌가?’ 라는 화두로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고민이 끝나면 한번 주절거려보겠습니다. 여하간 이번 맥카페(McCafe) 사례로도 증거가 또 하나 확보되었네요…^^
<참고 자료>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커피원두 수입량이 2004년 8만4천t 수입 이후 2005년 8만5천t, 2006년 8만6천t, 2007년 8만7천t 등 연간 천 t씩 증가하여 3년 동안 8만t대에 머물던 커피원두 수입량이 불황에 따른 소비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만 오천 t이나 증가하여 처음으로 10만2천t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한국맥도날드의 커피 메뉴 '맥카페(McCafe)'는 론칭된 후 1월 한달 간 커피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약 6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던킨도너츠는 자사의 커피원두 수입량이 지난해 10만2천t을 돌파해 전체 프랜차이즈 커피 업체 중 스타벅스의 뒤를 이어 2위를 차지했다고 하네요.













